톱 탤런트 몸값

‘주연들 몸값에 방송사·외주사 몸살’ - 이는 ‘미디어 오늘’ 11월26일자(421호)에 실린 큰제목이다. 웬만한 여자 주연급 탤런트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SBS ‘별을 쏘다’의 전도연, KBS-2TV ‘장희빈’의 김혜수, MBC ‘대장금’의 이영애 등이 1회당 출연료가 500~700만원이라면서, 2~3년전의 200만원에 비해 몇곱절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사 출연료는 KBS 최고 등급의 1회당 출연료가 140여만원이다.(드라마 출연료는 나오는 장면 수와는 관계가 없다. 한 장면만 나와도, 혹은 수십장면을 나와도 이에 상관없이 소정 등급의 1회 출연료를 받는다.)

그러니까 톱 탤런트는 최고 등급 출연료에 덤을 받고도, 그 덤이 이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만큼 몸값이 올라간 것이다. 이 원인은 방송사로부터 외부 제작을 주문받으려는 기획사가 톱 스타를 내세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몸값을 올린 것이 이제는 방송사 자체 제작에도 영향을 가져오게 됐다는 것이다.

이 바람에 여자 톱 탤런트들만 떼돈을 벌게 되었다. 가령, 1회당 500만원만 받는다 해도 주말, 주초, 주간 드라마에 매주 2회씩, 한달에 8회면 4천만원을 벌게 되는 것이다. 드라마 한편당 보통 100회가 넘는다. 타이틀 롤 하나만으로도 1년에 5억원 이상을 수입 잡는 것이 잘 나가는 톱 탤런트들이다.

그러나 방송사는 부담스럽긴 해도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 제공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제공사들 역시 부담스럽긴 해도 손해볼 것은 없다. 올라간만큼 생산비에 보태어 계상하기 때문이다.

즉 프로그램 제공사들 광고 상품의 소비자 가격이 더 올라간다. 톱 탤런트들의 치솟는 몸값은 결국 시청자들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성장하며 귀족화한 그들이 대중의 부담 요인을 더 해주는 것은 실로 아이러니컬한 현상이다. 이래서 ‘중우’(衆愚)란 말이 있는 지 모르겠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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