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뛰 빵빵, 지게 자동차 나갑니다”

■ 윤수천 동화·조미영 그림 ‘행복한 지게’

세상이 변해도 ‘효(孝)’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 한 구석을 찡하게 한다.

동화작가 윤수천씨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덕보의 효행을 담은 ‘행복한 지게’를 펴냈다. (조미영 그림·문공사)

사계절마다 각양각색의 옷을 갈아 입는 조용한 시골마을의 청년 덕보는 홀아버지를 모시고 산다.

조금 모자란 덕보지만 아버지에 대한 효심이 남달라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

어느날 도시 외삼촌댁에 들른 덕보는 자동차를 타고 좋아하는 외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 생각을 하게 된다.

집에 돌아온 덕보는 헛간에서 지게를 꺼내 아버지를 태우고 동네를 돌기 시작한다. ‘뛰뛰 빵빵’을 외치며 호기도 부린다. 아들의 따스한 마음에 아버지는 연신 눈물을 훔친다.

그 후 덕보가 사는 감나무골에선 지게에 아버지를 태운 덕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계절이 바뀌고 감나무의 감이 몇번 떨어지고 열리기를 반복하던 어느날 연로해지 아버지는 병이 든다.

함박눈이 소복히 내리던 날, 덕보는 지게를 타고 싶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며 아버지를 떠나 보낸다.

이 동화는 고즈넉한 시골풍경이 아련히 펼쳐지는 가운데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진정한 효의 의미를 잔잔히 전해준다.

특히 우리네 정서가 듬뿍 담긴 동양화적인 그림들에는 단순하지만 힘찬 선이 인물의 표정을 더욱 풍부하게 하며 한지의 투박한 질감이 잘 살아나 있다.

평론가 이상배씨는 “자기만 아는 요즘 철부지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부모님을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적 자주 업어주셨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 동화를 썼다는 윤수천씨는 소년중앙문학상과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가 각각 당선됐으며, 한국아동문학상과 방정환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엄마와 딸’, ‘방귀쟁이하곤 결혼 안해’, ‘별난 도둑 별난 가족’, ‘등불 할머니’ 등 다수가 있다.

그림을 그린 조미영씨는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피렌체 국제현대미술 비엔날레에서 수상했으며, 세차례 개인전을 열였다. 현재 한국미술협회와 여백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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