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강장에서의 안전사고가 너무 자주 발생한다.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운영)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 운영)의 집계를 보면 올 들어 11월말까지 78건의 승객사상사고가 발생,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작년에는 사고 48건에 사망자가 31명이었다.
올해는 지하철 선로에 몸을 던져 자살한 사람만도 33명이나 된다. 심지어 지난 6월에는 노숙자가 떠미는 바람에 선로로 떨어진 승객이 전동차에 치여 숨지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사고도 있었다. 지하철 이용은 물론 승강장에 서 있기도 불안한 지경이다.
이렇게 지하철 이용하기가 두려운데도 대책은 전무상태나 마찬가지다. 자치단체나 운행 당국은 러시아워에 공익근무요원을 늘려 배치하거나 일부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사고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 사고 예방대책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고예방은 스크린 도어(안전문)설치가 확실한 대안이다. 스크린 도어는 평소에는 닫혀 승강장을 차단하다 전동차가 정차하면 열리게 된다. 선로와 승강장 차단에 따른 냉방 효과와 대기오염·소음 개선도 가능하다.
프랑스·일본·홍콩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현재 건설중인 서울지하철 9호선이나 광주·대구·부산지하철에 도입할 예정이다.
운행 당국은 “기존 운행노선은 기술이나 예산 등 이유로 스크린 도어 설치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명하고 있으나 이는 소 잃을 게 불을 보듯 뻔한데 외양간을 고칠 수 없다고 버티는 것과 같다. 인명보다 소중한 것은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지하철은 잠시라도 없어서는 안될 대중교통 수단이다.
열차를 운행하는 상태에서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고 승객의 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운행 당국의 강변은 적절치 못하다. 열차를 운행하지 않는 시간대를 이용해서 공사를 하는 등 방법을 강구해야 지 무조건 불가하다는 식의 기피는 국민의 안전을 경시하는 것이다.
공익요원 감시만으로는 지하철 사고 예방은 불가능하다. 모든 지하철에 스크린 도어 설치를 적극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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