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험한 탓인지 조류독감이라고 전엔 듣도 보도 못했던 괴상한 전염병이 생겨 애를 먹인다. 괴상한 일은 이만이 아니다. 나라 안에선 웬만히 괴상해서는 괴상하지도 않게끔 됐다. 괴상한 일이 하도 많다보니 이도 면역성이 생기나 보다.
근래 들린 나라밖 괴상한 일로는 이런 게 있다. 중국 하난(河南)성에서는 어느 취객이 이웃집강아지가 자신의 바지를 물어뜯는다고 개를 집어들어 코를 깨물어 죽게 했다는 것이다. 수습기자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되어도 개가 사람을 문것은 뉴스가 안된다고 배웠던게 생각난다. (개에 물린 인명 살상기사가 가끔 나긴 하지만) 또 중국 상하이(上海)에서는 최고 추녀에 성형수술비 10만위안(1천500만원)을 주는 추녀 선발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미국 뉴욕에서는 지난 9·11테러로 희생된 동료 소방관들 가족을 돌보던 소방관들이 1년이 지나면서 그만 숨진 동료 소방관 부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 위해 이혼하는 사람까지 있다는 것이다.
인종도 많고 인구도 많다보니 별의별 일이 다 있는 모양이다. 하긴 국내에서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독신의 파병장교가 전사한 부하 가족을 돌보다가 역시 미망인과 사랑이 싹터 결혼한 사례가 없지는 않다.
이런 저런 괴상한 일은 그래도 남을 해치진 않는다. 듣기에 따라선 재미있는 점도 있다.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기 보다는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 정부가 하는 일이 하도 미덥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개를 무는 뉴스꼴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불법대선자금이 많다 적다하는 것으로 도덕성을 평가 받으려는 어거지는 마치 성형비를 탐낸 추녀대회와 같다. 대통령 측근의 386세대 비리는 동료부인과 사랑에 빠진 뉴욕 소방관과 비유할 수 있을는지. 세월은 가는 데 사람은 흙탕물 속에서 도시 믿을 사람이 없다. 말들은 번드레 하는데도 이 모양인 것 또한 괴상한 일이다. 조류독감이란 게 날 법도 하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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