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을 미루지 말라

대학 졸업반 중 상당수가 졸업 후 취업이 어렵다고 졸업을 미루는 풍조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더구나 졸업반 학생들이 졸업을 미루기 위해 교수에게 낙제점수인 F학점을 요청한다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각 대학 학사담당 부서마다 “어떻게 하면 졸업을 안할 수 있는 지 방법을 알려 달라”는 문의전화가 매일 줄을 잇고 있다니 실로 한심하다. 학기 초 취업이 될줄 알고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신청하고 졸업준비를 마쳤는데도 직장을 잡지 못한 4학년 학생들이 졸업을 안하고 연기하는 방법이 없겠느냐는 문의 전화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졸업논문을 내지 않아도 학부과정은 수료된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현행 학사 행정도 문제가 있다. 더구나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F학점을 주는 교수들이 있다고 한다.

1980년대에는 학생운동과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부러 졸업을 늦추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취업 때문에 일부러 F학점을 받는다니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최근 기업들이 정규인력을 채용하기 보다는 임시직이나 일용직 인력으로 대체하고 신규채용을 줄이는 대신 즉시 활동이 가능한 경력자 채용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특히 우리 사회는 대학졸업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고급인력시장은 오히려 인력부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06년 까지 정보기술(IT)등 신기술 분야에 필요한 인력은 43만명인 데 비해 공급은 22만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측은 그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대학졸업을 일부러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기보다는 취업 과정이라는 지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사회 현상에 미리 겁을 먹는 것은 자신을 비하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패기도 없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려는 것은 날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둥지를 떠나지 못하는 새와 같다.

실패가 거듭되더라도 도전하는 것은 젊음의 상징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 활로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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