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아이들에게 질서 교육을

어린이를 보면 그 나라의 미래를 알 수 있다. 어린이가 행복하게 사는 나라가 바로 행복하고 부강한 나라이다. 마음과 몸이 모두 건강한 어린이를 키우는 것은 단지 부모의 책임만이 아니라 그 사회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농경사회를 유지하며 대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생활해 왔다. 대가족제도 아래에서는 3대가 모여 살고 4촌과 함께 어울려 사는 일도 흔히 있는 일이었다. 많은 사람이 한 공간 안에 모여 살다 보니 예절과 질서가 없으면 가족이 유지되기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를 지키는 일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요즈음 가정이 핵가족화 되면서 아이들을 하나 아니면 둘만 낳아 키우다보니 어린이들의 공중도덕이나 질서의식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고 어른들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공공의 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것은 예사이다. 가끔 주말에 식구들과 식당을 찾아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가지려할 때도 그런 버릇없는 어린이들 때문에 방해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아마 젊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티 없고 구김살 없이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흔히 말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 기죽이지 않고 키우겠다는 마음에서 그냥 방치해 두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번 곰곰하게 생각해 보면 과연 그런 어린이들, 자신만 알고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그런 아이들이 부모 기대처럼 티없이 구김살 없이 크게 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당당하고 구김살 없이 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애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힘들다. 자신만 알고 자기주장만 앞세우고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떼만 쓰는 아이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는 자리의 어려움을 모르는 아이들을 단지 어린이라는 이유로 이해해 주기는 어려운 일이다.

전통사회에서 지켜지던 질서의식을 구세대의 구태의연한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사회를 가꿔가고 유지하기 위해 우리 조상들이 가꿔온 미덕이자 전통으로 잘 가꿔가야 할 정신적 자산인 것이다. 이것은 구세대, 신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인 모두가 지켜야 할 일이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도 핵가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이런 미덕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여럿이 함께 사는 세상에서 질서와 공중도덕이 생활 습관화되어 자리잡지 못하면 그 사회는 결코 살기 좋은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사회 공동체에서 함께 더불어 잘살기 위해서라도 우리 아이들부터 질서 교육을 시키는 부모가 되어야 하겠다.

/김명래.인천시중앙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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