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다음 회장 선거를 놓고 꽤나 시끄러운 것 같다. 여경협회장 선거는 이미 지난 24일 치렀다. 대구중앙청과 대표로 대구·경북지회장인 정 아무개가 광림무역 대표로 서울지회장으로 있는 이 아무개를 79 대 70으로 7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일어나 선거관리위원장이 무효를 선언했다.
기업경영에 여성과 남성의 차이란 있을 수 없다. 여성이라고 하여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라고 여겨서는 큰 착각이다. 예컨대 바둑도 그렇다. 여류 프로기사는 물론이고 여성 아마 고단자들 바둑을 보면 남성 기사들보다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다.
여성 경제인들 모임이라고 하여 조용하란 법은 없을 것이다. 다만 시끄러운 게 여경협 회장 자리를 정계 입문의 징검다리로 보아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고 보는 객관적 관점은 좀 씁쓰레하다. 여경협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는다. 이런 점을 노려 회장 자리를 탐낸다면 그 또한 유감이다.
미국의 대기업 여성임원은 367명인데 비해 국내 대기업의 여성 임원은 고작 19명이라고 한다. 이런 대기업 말고도 중소기업의 여성경영인들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많지 않은 여성 경영인들의 모임이 잡음을 내는 것은 보기에 썩 좋지 않다. 사회의 여성참여가 더욱 다양하게 넓혀져가는 추세다. 이런 터에 남성위주의 못된 정치판 흉내나 내는 이러쿵 저러쿵하는 소리는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여성 경영인들은 여성계의 사표가 되어야 한다. 여성계 어느 분야보다 심한 사회적 제약을 뚫고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여성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로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하는 선구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
여경협은 오늘 재선거를 강행하는 것으로 전한다. 어떻게든 조속한 안정을 바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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