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판교신도시가 드디어 조성된다. 2005년 4월에 착공, 283만여평 부지에 2만9천700여 가구가 입주하는 새로운 도시가 형성된다. 정부는 비록 미니도시 이지만 서울 강남 못지않은 신도시를 만들 계획인 것이다. 물론 결과는 두고 봐야 안다.
땅 보상이 시작되면서 벼락부자가 되는가 하면 길거리에 나앉을 판인 딱한 처지 등 명암이 교차되는 보도가 있었다 어느 땅 임자는 6천689평에 대한 보상금으로 212억원을 받게 됐다고 한다. 이런가 하면 쪽방생활의 세입자들은 4인 가족의 경우 주거 이전비로 760만원을 받고 방을 비워 주어야 한다. 어디가서 월세방 하나 얻기도 힘들 판이다. 임대아파트를 준다지만 2007년에나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기다릴 형편이 못된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똥 끄기가 다급한 사람들이다. 이런 세입자가 1천600여가구나 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임대아파트를 받으려면 쥐꼬리만한 주거이전비 마저 포기해야 한다. 정부의 주거대책이 없으면 임대아파트를 받기 위해선 길거리에 나앉아야 할 사람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이런가 하면 벼락부자들도 많다. 수억원은 약과고 수십억원의 보상금을 받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212억원을 받는 그 사람은 알짜배기 토박이 농부로 받을 만하다. 조상으로부터 17대째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내놓으려 하니 돈도 좋지만 섭섭한 마음이 없지 않을 것 같다. 농사만 짓다가 갑자기 거금을 받은 돈으로 뭣을 하며 살까하고 걱정하는 농부들은 그 사람 말고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투기로 벼락부자가 된 가짜 농민들도 많다. 판교 신도시 땅은 그동안 투기꾼들의 손에 넘어간 것이 엄청많다. 언젠가는 약 40%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떻든 그 수는 확실히 알수 없지만 투기꾼들에게 보상은 마침내 벼락부자가 되는 계절임은 틀림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정부가 투기꾼들이 챙긴 시세 차익의 상당부분을 세금으로 환수, 이 재원의 재정자금으로 세입자들에게 전세자금을 융자해 주는 것이다. 판교신도시는 축복의 땅인 지 아니면 저주의 땅인 지를 아직 잘 모르겠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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