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변 가게에서 어느 날품 노동자(이런 사람이 진짜 노동자다)가 일당으로 받은 만원짜리 다섯장 중에서 한 장을 꺼내어 로또 복권을 사는 것이었다.
“무슨 희망이 보여야지요. 생각하면 정말 만원이 아까워 못할 일이지만, 그래도 바늘 구멍 같은 대박의 꿈이라도 꿔야 (살)맛이 나죠” 그는 이렇게 말하며 계면쩍게 웃었다.
원래 복권은 레저다. 여유돈으로 놀이(게임)삼아 사는 것이 복권이고, 판매 이익금은 사회로 돌려지는 것이 복권사업이다. 이러한 복권 판매의 고객 대부분이 서민층인 것은 바로 그 노동자와 같은 심정 때문인 것이다. 근면성실은 곧 성공으로 통하는 것이 사회상식이다. 물론 이같은 사회상식은 지금이라고 부인될 수는 없다. 그러나 희망을 갖지 못한 서민층 중 많은 사람들은 복권 대박으로 이른바 인생역전을 꿈꾼다. 심지어는 복권에 희망을 걸고 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당첨이 안 되어도 복권 산 돈이 그리 아깝지 않을 사람들 보다는 가계비라도 쪼개어 복권에 희망을 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심각한 사회병리 현상이다.
국내에는 이런 복권 저런 복권해서 복권이 참으로 많다. 무려 49가지나 된다. 이 많은 복권사업 가운데 망했다는 말은 단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복권사업은 그만큼 이권사업이다. 문제는 서민층의 호주머니가 털리는 데 있다. 로또 열풍은 여전히 세차다. 당첨만 되면 수 십억원은 보통이고 최고 400억원대까지 100억원대를 챙기는 것이 로또 복권이다.
정부는 오는 8월부터 로또복권의 게임당 판매가격을 절반으로 내리기로 했다. 당첨금도 물론 반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로또는 여전히 인기를 누릴 것이다. 다른 복권 당첨금도 크게 올렸지만 역시 로또 당첨금이 최고 금액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제와 서민부담을 고려해 사행성을 완화키 위해 로또 판매가격을 내린다’는 정부측 말이 외계인 소리 같기만 하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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