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우리를 동포로 받아주는데 남한에서는 사람으로도 안본다. 때려죽이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같은 데를 가면 재중 동포들이 공공연히 하는 소리다. 재중 동포들이 모이면 “한국 사람들도 중국에 오기만 해봐라. 가만 두지 않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남한이 북한보다 좋지 못하다는 재중 동포들의 인식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강제추방 위기가 깊어지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반한 감정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 외국인 노동자들의 반한 감정이 테러위협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주한국연변방흑룡회’라는 이름의 단체가 국무총리 민정비서관실 앞으로 보낸 편지를 보면 섬뜩하다. “중국동포 강제출국에 대한 보복으로 여의도 도시가스 시설을 폭파하겠다. 10년동안 지켜봤다. 우리는 적이다”는 협박 내용이 들어 있었다. 타이에서 ‘아키아’라는 단체이름으로 한국행 항공기에 테러를 하겠다는 협박편지가 대한항공 방콕지사로 날아든 적도 있었다.
재중 동포를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런 협박은 불법체류과정에서 겪는 심각한 인권침해와 강제추방 단속 등이 겹치면서 커지고 있는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 중 경찰서를 찾는 외국여성들은 한국인 남성한테서 성폭행을 당하고도 오히려 “불법체류자로 신고하겠다”는 협박까지 받는다. 그들 대부분은 성폭행범 고소를 끝내 포기하고 경찰서를 떠나면서 꼭 “한국이 지긋지긋 하게 싫다”는 말을 남긴다.
문제는 경찰이나 관련 당국이 외국인들의 협박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폭력적 행태에 대해 한국인들이 다시 극단적으로 대처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대립상황을 낳게 된다. 반한 감정이 확산되는 지금 보편적 인권차원의 치료법이 나오지 않으면 ‘너죽고 나죽자’식의 극단적 상황이 닥쳐올 수도 있다.
“우릴 사람으로 안 본다”는 외국인들의 반한 감정부터 잠재워야 하는데 정부와 국회가 공히 마약 먹은 것 처럼 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니 고사를 지낼 수도 없고 정말 큰일 났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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