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9일 화려한 무대에 현란한 무대복 차림의 암투병 홍콩스타 메인얜팡(梅艶芳·41), 그녀는 생전 마지막 콘서트인 홍콩 현지 무대에서 온갖 심혈을 다 기울였다.
자궁경부암 말기로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팬들을 향한 무대 사랑은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죽음을 앞두고 새삼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명예가 더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그것은 대중예술혼의 승화였다.
키 168㎝ 몸무게 50㎏의 이 팔등신 미녀는 미혼이었다. 천재적 가수에 낭만파 여배우의 평가를 받았던 그녀는 결국 그리고는 쓰러졌다.
지난 1월12일의 메이옌팡 영결식장엔 5천여명의 팬들이 몰려 들었다. 한 송이 꽃을 영전에 바치기 위에 몇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오열 끝에 실신하는 팬들도 있었다. 이엔 여성 스타의 섹시한 매력이 작용된 것은 틀림이 없지만 이만은 아니다. 생전에 끊임없이 사비를 털어 고아들을 돌보는 데도 지칠 줄 몰랐던 인간적 매력 또한 크게 작용하였던 것이다.
메이옌팡은 역시 사후에도 빛나고 있다.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MTV 아시아상2004’ 시상식에서 올해의 영감대상이 고인에게 시상됐다. “그녀는 타고난 배우이자 가수였으며, 그녀의 전설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을 것”이라는 시상 예찬에 식장을 꽉 채운 청중들의 박수가 한참동안 쏟아졌다. 메이옌팡의 이런 저런 면모는 상혼에 들뜬 국내 대중예술인들에게 시사하는 일깨움이 참으로 크다.
특히 요즘 전도유망한 탤런트 이승연이 위안부 누드 소동으로 연예생활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중스타들이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앞뒤 또한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돈만 되면 무슨 짓을 해도 된다는 생각은 생명력을 지니지 못한다. 메이옌팡 같은 생명력 있는 대중스타를 대중은 갈구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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