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梨)의 날’은 배로 유명한 전남 나주에서 시작됐다. 1월 1일이다. 배처럼 깨끗하고 산뜻한 새해를 맞아 기쁨도 행복도 배(倍)로 나누자는 의미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배를 선물하자는 날이다. 2003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를 맞은 ‘배의 날’은 깨끗하고 시원한 배의 이미지와 함께 배의 영어 단어인 ‘페어(pear)’가 깨끗하고 공정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 ‘페어(fair)’와 발음이 같은 데서 착안한 것이다.
숫자 3이 겹치는 어제 3월3일은 ‘삼겹살 데이’다. 지난해 구제역 등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됐을 때 소비촉진을 위해 파주시와 파주축협이 낸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삼겹살 데이’에는 평소 소홀했던 가족, 친구, 연인, 지인들과 함께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사랑과 우정을 돈독히 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5월2일은 소리나는 그대로 ‘오이 데이’다. 농촌진흥청과 전남농업기술원이 공동으로 정한 날로 역시 지난해 출하량 증가와 소비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이재배농가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다이어트와 미용에 좋은 오이의 효과를 강조하는 날로 활용될 예정이다.
닭을 불러 모을 때 내는 소리가 ‘구구’라는 데 착안해 만든 것이 9월9일 ‘치킨 데이’다.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 이상진 박사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치킨 데이는 가족들이 모여 닭고기를 즐기며 건강과 함께 양계 농가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구구데이가 아니어도 요즘 닭고기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사과 데이’도 있다. 사과소비촉진 뿐 아니라 밝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날이다.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가 제안한 ‘사과 데이’는 사과 향기 그윽한 10월에 둘(2)이서 사과를 나누면서 사과(4)한다는 의미에서 10월24일로 정해졌다. 이렇게 농축산물을 주제로 한 유머가 있고 새로운 ‘생일’들이 상상 외로 호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은 매우 반갑다. 쌀, 콩 등을 주제로 한 다른 ‘생일’도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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