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야외음악당 민간위탁의 문제점

"수원야외음악당을 민간위탁한 수원시의 방침은 지자체가 관리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먼저 든다. ‘문화공간 활성화 도모’는 핑계에 불과하고 구조조정에 따른 예산절감이 실제 이유인 것 같다.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수원야외음악당은 1995년 삼성전자가 큰 공을 들여 건립한 후 수원시에 기증한 문화공간이다. 1만5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으로 그동안 수원국제음악제, 수원여름축제 등이 열렸고 국내외의 많은 음악인들이 공연장으로 선호하는 명소다. 그러나 국제수준급인 야외음악당이 외형에 비해 활용이 적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었다.

이런 연유로 수원시가 야외음악당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연말 위탁운영자를 모집, 최근 화성문화재단이 위탁기관으로 선정됐지만 문제점이 적지 않다.

우선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 없이 예산절감만을 목적으로 위탁했음이 드러났다. 작년의 경우 5억원이 소요된 기본운영비를 4억원으로 하향 조정한 예산은 음향·무대·조명·청소·방호 등 인건비와 시설보수비가 전부다. 기획 공연 및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비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더구나 수탁 응모자격 요건에서 음악단체를 배제하려 한 의혹이 있다. 수탁자 자격을 3년 이내 민간위탁 사무 및 시설을 위탁운영한 실적이 있는 단체까지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이 이에 해당된다. 문화공간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일반단체 및 기관까지 참여를 확대한 것이다.

민간위탁기관에 지원하는 연간사업비가 관리유지만 할 수 있는 정도여서는 곤란하다. 더욱이 일반공연장이 아닌 야외음악당의 경우는 별도의 운영비 및 기획비 등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4억원의 예산으로는 시설유지도 어려운 실정이다.

야외음악당 건물만 민간에 위탁해놓고 문화적 혜택 제공을 외면한다면 시민들이 낸 세금만 낭비하는 것이다. 문화공간의 민간위탁이 성공하려면 대상사업에 대한 수탁기관의 전문성이 일치돼야 한다. 합리적인 사업비 산정, 성과평가에 따른 예산지원, 행정기관의 철저한 관리·감독, 수탁기관의 인센티브 제공도 따라야 한다. 위탁기관으로 선정된 화성문화재단의 관리 상태를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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