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30냥에 스승 예수를 팔아 넘긴 사람 이름 ‘가룟 유다’는 ‘가룟(그리욧)사람 유다’라는 말이다. 일명 다대로라고도 불리는 예수의 또 다른 제자 유다와 구별하기 위해서 그렇게 부른다.
가룟 유다는 예수의 열 두제자 중 한 사람으로 회계 책임을 맡아 재무를 담당했다. 예수의 공생애 3년 동안 예수를 줄곧 따라다니면서 예수가 베푼 많은 이적을 직접 체험했고 그 자신도 귀신을 쫓아내고 병 고치는 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평소 돈을 너무 좋아했다. 더구나 예수의 능력을 통해 로마 제국의 압제에서 유대를 독립시키고 그로 인해 자신도 크게 출세하려는 세속적인 욕망을 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야망이 실현되기 어렵게 되자 결국 예루살렘의 타락한 제사장들에게 은 30냥을 받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를 팔아 넘겼다.
가룟 유다의 최후는 비참했다. 자신이 팔아 넘긴 예수가 사형을 선고 받자 죄 없는 스승을 팔아 넘겼다는 자책감으로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
혹자들은 가룟 유다를 가리켜 숙명론적인 상황의 희생자, 예수의 메시아 환상을 일깨워 주려 한 진정한 친구, 스승을 팔아서라도 조국 유대의 독립을 쟁취하려 한 애국자 등으로 미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의 평가는 냉철하다. 가룟 유다를 가리켜 마귀(요 6:70), 도적(요 12:6), 멸망의 자식(요 17:22),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자(마 26:24) 등으로 평가한다.
물론 역설적이지만 오늘날은 가룟 유다를 스승으로 비유한다. 검은 돈, 비겁한 돈을 좋아하는 사람은 가룟 유다를 기억하라고 한다. 사리 사욕을 좇아 추악하게 세상 권세를 추구하는 자는 가룟 유다를 기억하라고 한다.
가룟 유다가 멸망한 것은 하느님의 긍휼을 믿고 그 은총을 진정으로 구하지 아니했기 때문이다.
가룟 유다를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육신의 눈이, 영혼의 눈이 멀지 않는다. 그래도 가룟 유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금 사회에는 가룟 유다 같은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자살은 커녕 예수처럼 행세한다. 겁 없는 세상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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