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문수 의원 등 몇몇 소장파의 탄핵 철회설은 실로 황당하다. 대통령탄핵발의는 국회의 의결로 이루어진 것이다. 한나라당 새 대표가 선출되면 그때 가서 철회한다고 하여 철회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본안 심리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의 심판 결과는 감히 예단할 수 없고, 소추 의결의 시시비비를 떠나 기정사실화 된 이 마당에서 어떤 절차의 탄핵 철회를 의미하는 지 의문이다. 국회의 이름으로 소추했으면 국회 이름으로 취하해야 하고, 이엔 소추의결 정족수에 해당하는 취하 의결 정족수가 또한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김 의원 등의 취하설이 정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면 매우 혼란스럽다. 목전의 역풍이 무서워 중우적 시세에 편승하는 것으로 보아져 정치적 소신이 의심되는 것이다. 탄핵 소추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이 이제 와서 철회를 입에 담는다 해서 역풍이 모면되기는 커녕 되레 냉소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명색이 당내 세객(說客)으로 꼽혀온 김 의원의 분별없는 처신은 ‘죽더라도 서서 죽겠다’는 조순형 민주당 대표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정치인의 신념이 회오리 바람 앞에 버들가지처럼 흔들려서는 민중의 신뢰를 잃는다. 누가 뭐라 하여도 이것이 자신의 길이라고 믿는다면 외롭고 두려워도 가야하는 것이 정치인의 길이다.
정치 협상과 상생의 정치도 이같은 신념 앞에 서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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