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에 검역 오진이라니

"양주의 한 양계농장에서 발생한 축산 괴질이 13일만에 조류독감으로 밝혀진 것은 검역체계에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닭의 잇단 집단폐사와 산란율 급감에 농장주가 의심을 갖고 신고한 것은 기민하였다. 이런데도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북부지소가 엉뚱한 질병으로 오진, 양주시와 현지 수의사가 건국대 수의대에 재의뢰하는 우여곡절 끝에 국립검역원의 최종판정이 내려진 건 방역망의 허점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이같은 오진이 검사의 착오였는 지, 아니면 시설 미비에 있는 것인 지 잘 알수 없으나 도는 이의 원인을 규명하여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동안 국내외에 퍼졌던 조류독감이 사라지긴 하였지만, 재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었던 터라 검역과정의 오진은 심히 간과하기가 어렵다.

아울러 당장 급한 것은 감염 경로의 규명과 확산을 막는 철저한 방역작업이다. 감염 규명은 여러가지로 관찰되는 가운데 아직 정설이 없는 난제이긴 하다. 그러나 오염된 쓰레기 더미나 토양이 유출되지 않도록 차단, 불태우거나 땅속 깊이 묻고 지속적인 소독에 추호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할 줄로 안다.

조류독감 판정이 지연된 검사 과정의 혼선으로 약 2천마리의 닭이 시중에 팔려나간 것은 문제다. 이미 회수에 나섰을 것이나 전량 회수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긴 하나 고온으로 익혀 먹으면 인체에 무해하므로 소비자들에게 이의 유의를 각별히 당부할 수 밖에 없다. 조류독감으로 유통업체와 요식업체의 타격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닭이나 오리는 고온으로 가열해 익혀 먹는 것이 통상이므로 소비자들이 유별나게 불안해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축산농가는 이미 한차례 휩쓴 조류독감으로 거의 치명상을 입었다. 이제 겨우 재기하려는 마당에 재발된 것은 한마디로 공포의 대상이다. 가뜩이나 농업인들의 형편이 어려운 터에 이런 조류독감으로 축산 기반이 위협받는 것은 비단 축산농가에 국한하지 않는 국민경제 차원의 과제다.

양주의 한 농가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으로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하나, 만약의 경우에 대한 대비는 철저히 해야 한다. 다른 지역 역시 만반의 방역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에 대한 경기도 당국의 긴장을 촉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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