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力作, 기전문화예술총서

"경기문화재단이 최근 편찬한 ‘경기도의 성곽’과 ‘기백열전’은 경기도의 역사성을 재삼 일깨워준다. 경기도의 문화예술을 재정립하는 의미에서도 매우 고무적이다. 주지하다시피 경기도는 남북과 동서의 문화가 교차하는 지역이다. 고대로부터 한민족 역사의 중심 무대였다. 고구려를 비롯한 고대 국가들의 흥망성쇠가 경기도에서 비롯됐다. 경기지역을 기반으로 한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경기도는 9세기 초 고려 현종 때 부터 지방제도의 일환으로 왕도인 개경(開京) 주위의 일정 지역을 경기(京畿)라 하여 사방의 근본으로 중시하였던 고장이다. 왕실을 보위하고 왕경(王京)을 보익(補翼)하는 기보(畿補)지역으로 전근대사회에 걸쳐 다른 어느 지역보다 중요시됐다. 기전(畿甸)이라 불리기도 했다. 특히 국토의 중앙부에 위치하여 기나긴 민족사를 가슴에 품고 발전해 온 경기도의 지리와 역사는 민족문화·태동의 요람이었고 원동력이었다.

이번에 경기문화재단이 발간한 ‘경기도의 성곽’은 우리나라 성곽에 대한 이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도는 서쪽으로 바다, 동쪽으로는 산악지대, 그리고 예성강·임진강·한강·안성천 등의 하천을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으로 여러 유형의 성곽들이 골고루 축성돼 있는 성곽의 보고다.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의 ‘화성(華城)’이 있는 곳 또한 경기도다.

지난날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땀, 그리고 피로 세워져 당대의 문화와 삶의 터전을 지켜온 성곽들의 이야기가 담긴 ‘경기도의 성곽’은 경기도의 정체성 확립에 크게 기여하는 사서다.

‘기백열전’ 또한 편저자의 땀이 흠뻑 배어 있다. ‘기백(畿伯)’으로 불려지기도 했던 경기관찰사는 지방행정을 총체적으로 관장하던 지방관료 최고의 축(軸)이었다. 조선 500여년 동안 한반도 중심에서 경기도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을 관장했던 279인 기백들의 일대기는 자치행정의 근간인 도민의 긍지를 일깨우고 경기지방사 연구의 디딤돌을 마련해 주었다.

경기문화재단은 그동안 ‘경기문학지도’ ‘한국실학의 원류 경기실학’ 등 총 12권의 ‘기전문화예술총서’를 발간한 바가 있다. 앞으로 ‘기전문화예술총서’들이 계속 발간돼 경기도의 상세한 역사와 문화예술을 후세에 전하는 명실상부한 ‘전통의 맥’이 되기를 기대하여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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