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는 분위기가 선거같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본 선거기간에 안 들어간 탓도 있지만 오는 4월2일부터 본격 선거기간으로 들어가도 아마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합동연설회가 없다. 후보자가 합동연설회에 돈들여 군중동원하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다. 동원된 군중이 자신을 동원한 후보자가 연설을 마치면 썰물 빠지듯이 합동연설회장을 빠져 나가곤 했던 것을 많이 보아왔다.
또 유권자가 후보자에게 돈이나 향응을 받으면 엄청난 과태료를 부과받고 후보자의 선거 부정행위를 유권자가 신고하면 떼돈을 받는 보상제도가 있어 예전처럼 흥청망청하지 않기도 한다.
하나, 선거가 선거분위기 같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은 이면이 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벌써 적발된 부정선거 건수가 지난 16대 국회의원선거에 비해 곱절이 된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은 게 많아 그 어느 때보다 당선무효가 많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낡은 생각은 이제 추방돼야 한다. 선거 분위기가 선거같지 않다는 생각은 선량한 유권자 사회에서 만이 그럴 뿐, 그러니까 낡은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일부 후보 예정자나 유권자 사이는 아직도 온갖 불법과 추태를 벌이고 있는 모양이다.
예컨대 강원도 속초에서는 2천장의 입당원서를 받아주는 대가로 사조직 책임자에게 1억원을 건네준 혐의로 열린우리당 속초·고성·양양지구당 회계책임자 등 4명을 공명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1억원 단위의 매수자금은 지금까지 나타난 뒷거래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선거 부정사례는 어느 당 할 것 없이 다 있는 것이긴 하지만 희한한 게 있다. ‘낡은 정치를 타파한다’는 이른바 개혁정당의 열린우리당이 가장 많이 차지하는 자가당착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인 지 설명이 안된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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