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경제자유구역과 도심을 연결하는 청량산 관통 도로 건설을 둘러싸고 자치단체와 환경단체가 대립하고 있는 것은 시간소모전에 불과하다. 물론 인천시는 경제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관통도로의 개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도경제자유구역과 고속도로를 직접 연결하는 도로가 없을 뿐 아니라 송도구역과 도심을 잇는 도로가 송도1교 하나밖에 없어 관통 도로 개설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송도경제자유구역내 송도신항, 국제업무단지, 송도테크노파크 등이 조성되는 2008년쯤이면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물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수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송도경제자유구역의 진출·입을 원활히 한다는 목적으로 2007년까지 1천18억원을 들여 송도 경제자유구역과 경인제2고속도로를 잇는 길이 2천60m 왕복 6~8차선의 청량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6월까지 설계를 마친 후 10월쯤 착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관통도로는 인천에 얼마 남지 않은 산자락을 파헤치고 자연녹지를 없애는 주범이 된다. 청량산은 높이가 해발 154m이지만 인천 앞바다와 송도경제자유구역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뛰어난 조망권과 수령 수십년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한 명산이다. 특히 20만여명이 거주하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사방이 둘러싸인 탓에 인천 지역의 여느 산보다 시민들로부터 널리 사랑받고 있는 대규모 정원같은 산이다.
더구나 청량산 바로 북쪽에 있는 문학산(해발 213m)도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지난 2002년까지 인천시의 송도경제자유구역 매립을 위한 토사채취와 문학월드컵경기장 및 문학산 터널의 건설, 한국도로공사의 제2경인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이미 산자락이 무참하게 훼손된 상태여서 청량산 보전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여기에 가톨릭환경연대·인천녹색연합·환경운동연합 등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다. 청량산 우회도로를 개설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지하터널 관통 방식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올해 공사비와 보상비조로 89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해놨다는 이유로 공사를 강행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기본 및 실시 설계 과정에서 환경단체와 심도있는 협의 또는 공청회를 열어 결정하는 것이 타지역들의 사례를 봐서도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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