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 행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늘 실시되는 17대 총선의 투표율이 16대 총선보다 12.1% 포인트 높아져 69.1%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예상투표율을 60~65%로 잡는다.

역대 총선투표율을 보면 12대(1985년 2월12일)때 84.6%로 정점에 오른 뒤, 13대(1988년 4월26일) 75.8%, 14대(1992년 3월24일) 71.9%, 15대(1996년 4월13일) 63.9%, 16대(2000년 4월11일) 57.2%로 낮아졌다.

이번 총선의 연령별 유권자는 20대 787만(22.1%), 30대 887만(24.9%), 40대 812만(22.8%), 60대 이상 600만(16.9%)이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의 투표의향이 92.3%로 가장 높았고, 40대 91.5%, 30대 88.7%, 20대 80.6% 순이다.

그런데 문제는 선거 때마다 투표 대신 여가를 즐기는 ‘자발적 권리 포기자’들이 이번 총선에도 어김없이 나타난 점이다. 투표일이 목요일이기 때문에 금요일인 16일만 잘 활용하면 긴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다는 속셈이다. 심지어 “투표가 강제의무도 아니고 뜻이 없으면 안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후보자 본인 109명을 입건 수사 중이며, 이번 총선사범 1천743명 중 220명을 이미 구속한 사실이다. 무더기 재보선 사태가 예상된다.

이번 총선의 특징 중 하나는 시종일관 ‘빌고, 울고, 굶고, 머리 깎고, 농성하고, 엄살떠는’ 자학성 선거운동 방식이다. 사회적 약자들의 마지막 항거수단이거나 종교나 수행 목적의 행위 등을 사생결단식 승부수나 유권자 감성을 자극하는 득표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역대 총선 때 처럼 대통령 탄핵역풍·박풍(朴風)·추풍(秋風), 노풍(老風), 노풍(勞風)이 불어 각 정당에 희비를 안겨주었다.

이제 오늘 유권자들이 후보자·정당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 황금연휴와 나들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투표는 꼭 하고 떠나야겠다. 투표는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 행사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