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왜 틀렸나

선거 때마다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는 것이 방송사 출구조사다. 1996년 제15대 총선 땐 지역구 당선자 예상이 39군데나 빗나갔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는 KBS, SBS가 21군데가 틀리고 민주당이 한나라당보다 의석수가 많은 제1당으로 잘못 예측했다. MBC는 23군데가 틀린 가운데 역시 여대야소(與大野小)로 잘못 예측했다.

이번 4·15총선도 예외는 아니다. KBS와 SBS는 열린우리당 172석으로 예측, 20석이나 틀리고 한나라당은 101석으로 보아 이 또한 20석이나 틀렸다. 흥미로운 건 열린우리당 당선 예측은 너무 많이 보아 틀리고 한나라당 당선 예측은 너무 적게 보아 틀린 점이다. + - 20석의 오류는 전체 의석수 299석에 비추어 무려 6.68%의 오차를 드러내어 + - 5%의 오차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MBC는 열린우리당은 155석~171석으로, 한나라당은 101석~115석으로 두리뭉실하게 예측했다. 이런 예측은 사실상 예측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이토록 폭넓게 잡아 두리뭉실하게 예측했는 데도 열린우리당 실제 의석수 152석, 한나라당 실제 의석수 121석에 비하면 차이가 많이 난다. 한마디로 제17대 총선의 방송사 출구조사 또한 오류를 범했다.

방송사들은 15·16대 총선의 출구조사가 빗나간 아픈 체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꽤나 치밀하게 조사를 벌였는 데도 역시 또 잘못되고 말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같은 이유를 조사한 출구 대상자들에게 책임을 돌려 “열린우리당을 찍었다는 사람이 사실은 한나라당을 찍고 거짓말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알고보면 사실과 달리 말한 유권자만의 책임만도 아닌 것 같다. 어느 유권자는 “방송사들의 편파 방송이 역겨워 일부러 달리 응답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방송사 출구조사 오류는 신뢰성 잃은 선거 편파방송이 부메랑이 된 재앙인 것이다./임양은 주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