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글밭/권위는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의 권위는 위치의 척도를 가늠하는 품격있는 말이면서도 관료적인 인상이 짙어 고압적이고 엄격한 느낌으로 회자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권위적이라고 말하면 기분이 유쾌할 리 없을 것이고, 특히 공직사회에서는 칭찬이 아닌 표현으로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표현을 조금 달리하여 “권위는 살아있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권위는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권위는 이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긴요한 수단이며 사회와 조직을 움직이는 중심축인 것이다. 요즈음 이 사회에 권위가 있는가 라고 반문하면 더욱 가슴 답답함을 느끼게 되고, 믿고 따를 만한 권위의 상실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권위는 자기 스스로의 위치를 찾는 것인데,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우선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실언할 수 있으니 말도 아껴야하며, 행동에서도 본 받을만 하여야 최소한의 권위가 생기는 것이다.

요즘 마음이 공허하고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없는 것은 이런 권위를 지켜내지 못한 대가 때문에 우리가 겪고 있는 당연한 고초인 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을 주장하는 사회로 가는데도 권위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으니 더욱 답답한 노릇이다.

부모들의 권위는 말 안 듣는 자식들의 행동에서 실감하고, 선생님 말씀이 영이 안 서는 이유는 무엇이고, 정치하는 분들의 말씀은 어느 때부터 인가 풍월이 되어버렸는데도 이사회는 심각한 고민이 없다. 또한 합리성이 결여된 이기적인 민원을 갖고 큰 목소리로 몰려와 아우성 칠 때도 한 없이 작아지는 공권력의 권위도 숱하게 보아왔다. 그래서 사회가 바로서고 정연한 질서가 유지되려면 “권위가 있어야 한다” 고 말하고 싶은 것이고, 다소 개혁적인 용어와는 거리가 있지만 답답한 마음에서 고향의 느낌이 드는 권위를 말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굳이 찾으려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역할을 다하면 저절로 권위는 생기는 것이다.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권위가 아니라 주변을 충분히 살피고 포용하는 권위가 신뢰할 수 있는 진정한 권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피곤한 몸 이끌고 집이라고 들어가면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강아지뿐만 아니라 온 가족의 진심어린 환대를 받기위해서라도 우리가 권위를 지켜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정말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아주 많은 사회, 꾸지람을 받아도 기분 좋은 권위가 그리운 요즈음이다. 원래부터 있었던 권위의 회복을 위하여 다하지 못한 역할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홍균.道지역계획담당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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