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행궁의 御井(어정)

수원 시가지 복판에 우뚝 솟은 팔달산은 원래 탑산이라고 하였다. 여느 산처럼 산맥과 통하지 않은 산으로 평지에 탑처럼 세워져 있다고 하여 그렇게 불렀다.

고려 유신으로 학문과 덕망이 높은 이고가 탑산 기슭에서 자연을 벗삼아 만년을 보냈다.

조선조 태조 이성계가 수차 이고에게 벼슬을 제수코자 했으나 이고는 끝내 사양하였다.

이성계는 할 수 없어 이고가 벗삼아 지내는 탑산을 그려오도록 화공을 보내어 그려온 그림을 보고 “과연 사망팔달(四望八達)한 명산이로다”라고 감탄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의 팔달산으로 부르게 됐다.(水原市史)

팔달산의 약수가 유명한 것은 좋은 토양의 암반 지층 때문이다. 사시사철 맑은 물을 지금은 복개된 남창동 지천을 통해 수원천으로 흘려 보냈다.

조선조 정조대왕의 지방별궁인 화성행궁에 임금의 전용 우물인 어정(御井)이 있었을 것은 필연적 사실이다. 화성행궁의 화령전(華寧殿)과 불과 10m 거리의 팔달산록에서 화강암으로 된 가로 세로 90㎝의 어정을 발견한 수원시가 이 우물 물을 일반인들에게 관광상품화 한다고 한다. 이미 수질검사와 함께 어정 복원을 다 마친 것으로 안다.

화성행궁은 군왕이 집무하는 지방별궁으로는 전국에서 유일무이하여 단 하나뿐인 곳이다. 수원시가 1단계 복원사업을 마쳐 웅대한 옛 모습을 드러내어 새로운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사극(史劇)의 야외 촬영장으로도 뜨고 있다.

발견된 어정 또한 팔달산의 약수임에 틀림이 없지만 임금님이 마시던 전용 우물인 점에서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수원시는 어정의 고증을 더욱 객관화하는 노력으로 정조대왕이 잡수시던 우물 물을 완전히 브랜드화하길 기대한다. 그 분의 체취를 느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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