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한 여론조사기관이 조사한 결과, 가장(家長)이 부인으로 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나와 우리 가족은 당신을 믿어요!’이며 반면 부인이 남편으로 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당신이 최고야!’라고 한다.
날로 악화되는 경제로 인해 가정파탄이 줄을 잇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같은 말은 가장이나 부인이나 모두에게 그 어느 보약보다도 더 큰 보약이 돼 건강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올 가정의 달을 맞아서는 모든 가족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들을 나누자는 제언을 하고 싶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기도청내 한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한 화장실에는 누군가 ‘칭찬합시다, 남의 험담을 하지 맙시다’라는 글귀를 예쁘게 코팅해 달아놓아 보는 이의 마음가짐을 흐뭇하게 한다. 동료간 혹은 상하간에 이왕이면 쌍말보다는 ‘잘 한다’는 칭찬을 한다면 두말할 나위없이 직장 분위기는 달라지고 업무능률도 오를 것이라는 것은 새삼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도청내에서는 안 들었으면 하는 말들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아니 어쩌면 동료간에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 너무도 쉽게 튀어 나오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모 간부를 취재했던 후배기자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런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입니까’라며 취재를 하자 느닷없이 그 간부가 ‘그런 말을 한 XX가 누구냐, 반드시 색출해야 돼’ 했다는 것이다. 후배기자 말대로 공직사회가 빨갱이 사회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말이 생각없이 튀어 나왔는지 모를 일이다. 또 얼마전에는 모 공무원과 차 한잔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우리 과에는 내부 프락치가 있어, 요즘은 보통 조심하지 않으면 안돼’하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도청내에 공직기강을 감시하고 살피는 부서가 있는 만큼 분명히 내부 고발자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설령 그렇더라도 과연 동료간에 ‘프락치’라는 용어까지 운운해야 했었나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모든 공무원이 이렇지 않다.
그러나 이런 말들은 비록 작은 부분일지라도 동료간의 불신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며 결국은 일 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다. 이는 곧 행정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참으로 도 본청에서 동료간에 이런 말들이 횡행하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스럽지 않다. 이래가지고서야 최고의 경기도가, 세계속의 경기도가 될 수 있는지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라 했다. 입과 혀를 잘못 놀리면 결국은 자기자신이 화를 입고 몸을 다친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속에서 서로 감싸주지 못할 망정 이런 행태가 계속돼서는 안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손학규 지사가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를 공관으로 모셔 위로한 것은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서로 신뢰하고 따듯한 마음을 가짐으로써 보다 살기좋은 사회, 국가를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일 것이다.
이런 손 지사의 메시지를 공무원들도 다시금 새겨 동료간에 서로 믿고 신뢰하며 한 솥밥을 먹는 동지애를 가져보길 바란다. 가정에서 오가는 ‘나는 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최고야’하는 따듯한 말이 직장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정일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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