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급식

<5일 아침:불고기버거·치즈버거. 11일 중식:돼지갈비> 육군 모부대의 5월 식단에 나온 차림표다. 물론 다른 날의 메뉴도 다양하고 특이한 것이 많지만 5일과 11일은 입대 전 자주 먹었던 음식을 군에서 맛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장병들의 식탁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이뿐 만이 아니다. 생선양념볶음 등 다양한 메뉴와 ‘신세대’의 입맛에 최대한 맞춘 조리방법 개선 등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군은 5월부터 ‘돼지보쌈’을 새로운 요리로 추가했다. 입대 전 외식이나 회식 때 먹던 음식이 이제 군 장병들의 식탁에 등장하였다. 돼지고기 보급의 효율성을 더 하기 위해 그동안 부위 구분 없이 공급하던 돼지고기를 삼겹살·목살·일반 정육으로 구분, 1인당 월 1.8㎏씩 급식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군은 2000년 쇠고기 통조림을 새롭게 보급한 데 이어 2001년에는 신세대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떡볶이를 보급했다. 또 2002년에는 꼬리곰탕을 연 12회 배식하여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오는 7월부터는 영양식인 삼계탕을 비롯해 비엔나소시지·게맛살 등 신세대 취향에 맞는 음식을 새로 보급하고 장병들이 선호하는 음식은 늘리되 상대적으로 기호도가 떨어지는 메뉴는 줄이는 방식으로 병사들의 입맛에 맞춰나갈 계획이다.

예전에는 식사 후에 우유를 준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아이스크림·요플레 등이 후식으로 나온다. 장병들이 “부대에서 하는 식사는 고향집의 음식과 조금도 차이가 없다. 메뉴가 다양해 오늘은 어떤 음식이 나올까 궁금하고 식사시간이 기다려진다”고 말한다. 과연 병영급식과 군 문화가 민주적으로 달라졌다.

배식량이 부족해 고된 훈련보다 배고픈 게 더 힘들고 괴로웠던 오늘의 50대·60대들이 군대생활 할 때와 비교하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군 복무 기간도 훨씬 단축됐으니 얼마나 환경이 좋게 바뀌었는가. 군대에 갈 아들들을 둔 부모, 특히 어머니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 게 무엇보다 다행이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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