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너머에 곱게 핀
라일락꽃 한 송이
꺾어달라 조르던 단발머리 소녀야
금년에도 어김없이
봄은 또 오고
라일락 향기가 온 누리를 적시는데
세월에 밀려 밀려
빛 바랜 추억 뒤에는
껍데기만 덜렁 남은 나그네가 서 있구나
라일락꽃을 꺾자
떼를 쓰던 사람아
자네도 어느 댁 할머니가 되었겠지
오월이면 다가서는
라일락 향기
이제는 묻으련다
추억에 일기장에
다시는
다시는 찾지 않을
아주 먼 기억 속으로
/ 이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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