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력중심 일본이동, 제2 ‘덜레스라인’?

미국의 동아시아 전력 중심의 일본 이동은 덜레스라인을 연상케 한다. 1950년 초, 덜레스 미국무장관은 롤백정책에 의한 세계의 집단 안전보장을 강화한다면서 극동방위선을 한반도를 제외한 일본으로 정했다. 이 무렵 남한에선 이미 미군이 완전 철군하였다. 해외 미군 재배치계획의 일환인 미국의 동아시아 전력 중심 일본 이동은 철군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은 전력투사기지(PPH)로 1등급인 데 비해 남한은 주요작전기지(MOB)로 2등급으로 전락, 주한미군사령관의 직급 또한 대장에서 중장으로 하향 조정된다.

이만이 아니다. 주한 미육군의 재배치안은 거의 완전 철군에 가까운 제6안까지 있어 앞으로 단계적 감축을 부정하기가 심히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을 집중대상으로 하는 북의 장거리 화력에 어떤 대응책이 있느냐와 유사시 미군이 얼마나 기민하게 개입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미군의 주둔가치를 자산적 가치, 군사적 가치, 안보적 가치를 통틀어 110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 국방부 자료다. 자주국방은 더 할 수 없이 좋지만 이를 위해선 20년간 209조원이 소요된다는 게 국방연구원의 분석이다.

무슨 전쟁 걱정이냐고들 말한다. 이를 우려하면 시대를 모르는 꼴통보수의 반공논리라고 매도하겠지만, 이는 반공도 아니고 안보에 보수·진보가 있을 수 없다. 1950년에도 그랬다. 아무도 남침이 있을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못했다. 그러했던 것이 어느날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 3년여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을 벌였다. 대화는 50여년 전에도 없었던 게 아니다. 평양의 고려호텔에 연금된 조만식 선생과 남한에 검거된 남로당 거물간첩 김삼룡과 이주하의 신병교환을 저들이 먼저 제의해 전쟁발발 직전까지 대화가 있었다.

덜레스라인은 남침을 해도 미국의 개입이 없을 것으로 본 크렘린의 오판을 불러 일으켜 평양정권이 소련서 지원받은 탱크를 앞세워 총 공격을 자행한 것이 한국전쟁이다. 다 나간 주한미군을 불러 들인게 전쟁을 일으킨 저들이다. 평화는 안보에 허점이 없어야 지켜진다. 한·미 동맹의 변화에 이런 우려를 배제하기가 무척 어렵게 돌아간다.

미국과의 변화를 불사한다 하여 중국이나 일본 또는 러시아 등 다른 나라와 크게 선린관계가 형성된 것도 아니다. 이 정부는 새로운 외교방향에 대한 모델 설정도 없이 국제적 고립만 자초하는 것 같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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