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를 보존하자

인천 소래포구는 수도권에서 마지막 남은 도심 속 어촌 마을이다. 썰물 때면 바닥이 드러나는 천혜의 자연포구다. 갯내음을 맡아가며 280여척의 어선들이 잡아 온 싱싱한 새우, 꽃게, 농어, 젓 등 각종 해산물을 접할 수 있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명소다.

그러나 수도권 최대 관광 어촌인 소래포구가 주변지역의 집중개발로 파장 위기에 처했다. 최근 반경 3km 내외에서 철도·고속도로·아파트·골프장· 해안매립 사업 등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어 몇년 후면 관광객, 해양생물, 철새가 찾지 않는 황량한 포구로 전락될 것으로 우려된다. 논현2지구택지개발사업, 수인선 복선전철사업,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사업, 소래·논현지구 개발사업, 송도경제자유구역 11공구 매립사업, 폐염전지대 골프장 건설사업 등이 진행 중이거나 착수예정에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련의 개발 움직임에 대해 민간기업과 인천시, 남동구 등은 개발이 불가피한 데다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증대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소래포구에서 북서쪽으로 3km 떨어진 그린벨트 지역 내 폐염전 부지 23만여평에 골프장을 건설하고, 더구나 남서쪽 3km의 바다 217만여평을 매립하는 것은 포구 일대의 갯벌과 자연생태계 교란은 물론 주위 경관을 훼손하는 극히 무분별한 개발이다. 특히 고속도로, 철도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 주위 풍경이 살벌해지고 갯벌 오염 등으로 어업환경이 나빠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각종 공사가 해수 흐름을 바꿔 소래포구와 인근 갯골과 수질을 악화시켜 주변 동식물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소래포구 일대에 각종 개발사업이 집중되는 것은 수도권에서 더 이상 대규모 나대지를 찾기 어려운 데다 인천의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가까운 ‘노른 자위’ 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도권의 유일한 자연포구 , 갯골, 인접한 생태계는 바닷물이 먼 바다에서부터 드나들어야 유지된다. 지금이라도 늦지는 않다. 정부 차원에서 어민과 상인의 생존은 물론 추억과 낭만이 서린 소래포구의 갯벌과 생태공원에 서식하는 검은머리 물새떼를 비롯한 각종 조류와 희귀 염색식물 등에 대한 보존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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