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터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축구가 오는 9일 대전에서 열리는 베트남과의 2006독일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총체적인 위기에 휩싸였다.
박성화 감독 대행이 한시적인 지휘봉을 잡고 있는 대표팀은 터키와의 1차 평가전에서 공수 조직력과 골 결정력의 난조는 물론 목표를 잃은 듯한 무기력 플레이로 일관해 깊은 우려를 낳았다.
물론 감독 교체기라는 점과 해외파 귀국 일정, 국내리그 일정 때문에 불과 이틀밖에 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지만 이날 드러난 대표팀의 경기력은 ‘백약이 무효’라는 절망감을 던져줄 뿐이었다.
박 대행은 “현재 상황은 조직적인 훈련을 할 수 없는 실정인 만큼 2002년 같은 전력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며 “새 감독이 오더라도 팀을 재정비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것 같다”고 말해 당장 1주 앞으로 닥친 베트남전이 한국축구로서는 일대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베트남은 FIFA 랭킹 94위로 객관적인 전력이나 역대 전적에서 한국(19위)보다 한수 아래 임에 분명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오히려 베트남이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2차예선 7조에서 1승1패로 한국(1승1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베트남은 카리스마가 강한 브라질 출신의 에드손 타바레스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팀 내부 개혁 조치를 단행해 사기가 충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최고의 선수로 추앙받던 팜 반 쿠엔을 팀 워크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과감히 전력에서 제외한 대신 나머지 선수들이 오로지 투지와 조직력으로 강팀을 잡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대표팀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할 때 지난 해 10월 아시안컵 예선 오만 원정에서 치욕의 0대1 패배를 당했던 베트남에게 또다시 잡히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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