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의 외국인 감독 영입에 집착을 갖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실패한 코엘류 감독(포르투갈인)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메추 감독(프랑스인)의 영입이 난항을 겪는다면 차라리 그만 두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갖는다. 메추는 카타르 알 이타하드에서 제시한 연봉 170만달러 이상을 우리에게 바라고 흥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에게 제시한 120만달러도 히딩크의 100만달러보다 훨씬 높다.
메추가 카리스마적 지도력을 지닌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어느 나라, 어느 팀에서 잘 했다고 하여 그같은 영광을 다른 나라, 다른 팀에서도 꼭 재현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선수시절의 모든 명선수가 지도자로 나서 반드시 모두 명감독이 되는 게 아닌 것과 같다.
일이 이렇다면 이젠 외국인 감독 영입을 다시 생각해 볼 이유가 있다. 연봉을 20 수억원씩 주어가며 데려오려고 해도, 하니 안하니 하며 배짱튀기는 메추를 영입해도 성공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면 국내 감독 기용을 검토해 보는 것이 옳다. 외국인 감독에 주는 엄청난 그 돈을 차라리 국내 기용 감독과 대표선수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수가 있다.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와 축구인들의 단합 여부에 있다. 누구든 국내 감독을 기용하면 잘 되기보단 잘 안되기를 바라는 질시의 대상으로 삼아 흔들어 대면 천하의 명감독도 대표팀을 제대로 이끌 수가 없다. 대표선수 소집에 소속팀의 협조가 없으면 아무리 훌륭한 축구 전술가도 팀의 조직력을 살릴 수가 없다. 또 선수 기용에 외부의 입김이 작용해서는 제 아무리 유능한 축구 전략가도 팀의 사기를 높일 수가 없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면 이러한 폐단이 없고 국내파 감독을 기용하면 이같은 폐단이 살아난다고 한다면 이는 참으로 배격해야할 축구 사대주의다. 아울러 일단 팀을 맡기면 ‘1승1희’하고 ‘1패1비’하는 냄비 근성을 버리고 더 유심히 지켜볼 줄도 알아야 한다. 골 결정력 미숙, 수비불안은 고질적 한국 축구의 병폐이긴 하나 외국인 감독이 영입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축구의 연구개발 대상 또한 세계화 됐다. 모든 것은 대표팀 자체의 노력과 투지에 달렸다. 지난 월드컵 3·4위전과 이번 1차전에서 패한 터키 대표팀을 2차전에서 2-1로 역전승한 것이 바로 이같은 예다. 독일 월드컵대회가 이제 2년 남았다. 단안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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