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베트남에 진 빚을 깨끗이 갚아주며 치욕의 패배를 설욕했다.
한국은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7조 3차전에서 안정환, 김두현의 연속골로 약체 베트남을 2대0으로 완파, 지난 해 아시안컵 2차에선 오만 원정에서 당했던 0대1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전적 2승1무로 조 1위를 굳게 지키며 월드컵을 향해 한발짝 진군했다.
비록 기대했던 대량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골대를 3차례나 맞춘 불운을 감안하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한 ‘복수혈전’이었다.
그러나 FIFA 랭킹 96위의 약체 베트남을 상대로 기록한 2골차 승리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기에는 여전히 부족했다.
안정환, 김은중을 투톱에, 박지성을 플레이메이커로, 유상철을 중앙 스토퍼로 포진시킨 한국은 세트플레이 때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최진철, 조병국의 고공 폭격으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측면과 중앙 돌파를 적절히 섞어가며 베트남 진영을 쉴새없이 파고 들다 안정환의 한방으로 상대의 끈질긴 수비망을 허물었다.
안정환은 전반 29분 이을용이 상대 수비사이를 뚫고 아크 뒤쪽으로 살짝 내준 볼을 통렬한 25m짜리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꽂아넣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37분 김동진의 크로스를 김은중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한국은 전반 막판 베트남 공격수 판 반 타이엠에 순간적인 돌파를 허용해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으나 믿음직한 스리백 수비라인은 더이상의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들어 김남일 대신 김두현을 투입한 한국은 후반 2분 이을용의 왼발 프리킥이 다시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져나와 팬들의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한골차의 답답하던 흐름을 바꾼 추가골은 올림픽호의 꾀돌이 김두현의 발끝에서 나왔다.
김두현은 16분 박지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스루패스를 찔러주자 쏜살같이 달려들어간 뒤 골키퍼와 맞서며 날카로운 오른발 땅볼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후 26분 박지성의 헤딩슛이 3번째로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불운 속에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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