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처리장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약 40%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또 원자력은 각종 질병의 진단과 치료는 물론, 농작물의 품종개량, 식품보존 등 많은 분야에 이용된다. 방사성폐기물은 이렇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생긴다. 방사성 폐기물 가운데 중·저준위폐기물은 방사선 작업시 사용했던 장갑, 옷, 기계부속품 등 방사능의 세기가 낮은 것이고, 고준위폐기물은 사용후 연료 등이다.

우리 나라는 세계 6위의 원자력 발전국이지만 아직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 없다. 현재 고리·월성·영광·울진 폐기물은 원전 내 임시저장고에, 병원이나 산업체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은 대전의 원자력환경 기술원에 저장, 관리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들 임시저장시설은 2008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세계 31개 원자력발전국 중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건설·운영중이다. 프랑스는 1969년, 영국은 1959년, 일본은 1992년 부터 운영하고 있다. 스웨덴은 ‘포스마크’ 지역에 세계유일의 해저동굴 처리시설을 만들어 1988년 부터 운영하고 있다. 특히 원전이 없는 노르웨이,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도 처리장을 운영한다. 부지 확보 조차 못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 나라를 포함해 5개국 밖에 없다.

방사성 폐기물의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 처리장 건설은 매우 시급하다. 방사성 폐기물처리장은 공해물질이나 온배수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또한 여러 겹의 차단벽을 설치하는 등 어떤 자연재해에도 안전하게 설계·건설된다. 처리장 주변 농산물은 물론 환경에 전혀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건설된 주변지역은 보다 풍요롭고 살기좋은 곳으로 변모됐다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3천억원에 달하는 지역지원금은 물론 범정부적인 각종 지역개발사업을 최우선적으로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 정부가 추진중인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유치에 부안 외에 10개 지역이 신청을 한 것은 대단한 인식변화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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