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준원 시장은…

고 이준원 시장의 죽음을 놓고 말들이 많다.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았기에 한강에 투신해 자살했겠는가, 평소 행실로 보나 100억대 재산을 갖고 있는 분이 돈 2천만원을 받았겠느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석연찮게 보는 주민들도 있다.

고 이 시장의 선거과정과 시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 몇가지를 지적하면 비서 인선문제부터 실 타래가 엉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장 당선 직후 공무원중에서 뽑기로 하고 면접을 거쳐 거의 확정한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전에 몸담았던 회사 모 과장 동생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이후 많은 지인들이 비서의 잘못된 행실과 주장이 너무 강하고 이기적인 면 등을 들어 문제를 지적해왔다.

고 이 시장은 돈문제와 관련해선 깨끗했다는 게 중론이다.

정치가라기 보다 학자 타입이었고 선거 당시에도 주변에서 돈을 써야 한다고 집요하게 권유할 때도 “출마를 포기하면 했지 돈을 써서 시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었다.

2천만원을 받았다고 믿기 어렵다는 분석을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고 이 시장은 평소 재무구조가 튼튼한 기업이 사례금을 가져올 경우 거절하거나 불우시설에 기증하도록 권유해 왔다.

그래서 검찰이 수사하기 전까지는 비서 통장으로 2천만원이 입금된 사실을 이 시장은 알고 있지 못했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고 이 시장은 책임을 비서에게 돌리지 않았다.

“내가 책임져야지 어떻게 하겠느냐”는 말을 한 점으로 미뤄 그렇다는 얘기다.

인간적인 비애와 함께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결국 투신자살로 이끌지는 않았을까.

비록 타계했지만 갈 길이 창창했던 50대 민선시장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꼬리를 물 듯 싶다.

/파주=

고기석기자 koks@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