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광교산축제

따가운 여름 햇살받아 나무잎마다 초록이 더욱 짙게 물들어간다. 계곡물은 맑디맑아 파란 하늘이 시샘한다. 광교산 나무들은 미소짓고 계곡의 물줄기는 춤추는 듯 했다.

사단법인 광교산이 첫 광교산축제를 갖던 날, 토끼재 시루봉이며 형제봉 절터마다엔 광교산 지킴이의 고유제 흠앙이 충만하였다. 높고 낮은 산세는 자태를 한층 더 뽐내고 방생된 토종 물고기 떼는 청정의 새 물속을 흠뻑 감아돌기에 바빴다.

들꽃은 풍우에 시련받아 인고의 아름다움이 깃든 것일까, 이래서 들풀이 야성남이라면 들꽃은 야성녀라 할 것 같다. 들꽃과 들풀이 어우러진 야생화전시회는 산야의 야성미를 살린 것으로 그것은 곧 광교산이었다.

사진으로 통해 본 광교산은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광교산 사진전은 이날 5만여 참관인들에게 광교산 사랑을 더욱 짙게 해주었다.

언제부터 그런 재주꾼들이 우리 주변에 있었던가 싶다. 풍물놀이·연주회·무예시범 등 볼거리 공연은 그때마다 쉬어가는 등산객들의 박수를 터뜨리곤 하였다.

구릉성 등산길은 오르기 쉽고, 쉬운듯 하면서도 산의 험로는 위엄이 그대로 살아있어 오밀조밀한 광교산, 이윽고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에 시원하게 불어주는 산바람이 세속의 속진을 씻어준다.

이름 모를 새들, 알지 못하는 풀들 그리고 기암괴석, 임립임목으로 꽉찬 광교산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문화의 장터, 교육의 장터, 화합축제의 장터인 광교산은 그래서 더욱 외경심을 갖게 한다.

광교산 그림 그리기대회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도화지를 채우기에 바빴던 그 어린 아이들이 다음에 어른이 됐을 때, 온전한 자연환경의 광교산을 물려주기 위하여 광교산축제를 시작했다.

올해의 첫 축제에 이어 앞으로 해마다 축제를 통해 갖는 고유제는 광교산 지킴이의 다짐이다.

산신령이시여! 용서하소서 그리고 굽어 살펴 주옵소서.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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