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

창포(菖蒲)는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겉으로 보기에 부들같이 생겼으나 싱싱하게 자란다. 무성하게 자라는 포류(부들류)라는 뜻에서 창포라고 불렀다. ‘본초강목’에서는 창포가 동지 다음 57일 만에 자라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농사는 창포가 나온 다음부터 시작했다고 전한다.

한방에서는 창포 뿌리를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보통 8~10월 경에 채취하여 털뿌리를 제거하고 잘 씻어서 햇볕에 말렸다가 사용한다.

건위(健胃)·진정(鎭靜)·진경(鎭痙)·거담·이습(利濕) 등에 효능이 있으며 소화불량·설사·습체비창·전간(顚癎)·경계(驚悸)·건망(健忘)·정신불안·풍습비통(風濕痺痛)·해수(咳嗽)·기관지염·옹종(癰腫)·개창(疥瘡)등의 증상에 쓰이고 있다.

또 근경(根莖)에는 방향성 물질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목욕할 때 물에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단오절에는 창포 뿌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뿌리를 깎아서 비녀를 만들어 꽂는 풍습이 있었다. 이것도 뿌리에서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머리결이 더욱 검어지고 악귀를 물리칠 수 있다는 속신이 전해져 더욱 성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창포와 비슷하지만 잎이 보다 좁고 너비 1cm 미만이며 길이도 짧고 뿌리가 가는 것을 석창포라고 하는데 창포보다 희귀하다. 석창포는 산골짜기 맑은 냇가에서 자라며 한방에서 가장 상품으로 친다.

단오절을 전후로 피는 꽃창포도 있는데 창포로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꽃창포도 향은 있으나 머리 감던 창포와는 다르다. 창포는 천남성과로 줄기가 투명하고 연두색에 가깝지만 꽃창포는 붓꽃과이며 잎이 약간 두껍고 분백색이다.

오늘(음력 5월5일)은 단오절이다. 일명 수릿날·중오절·천중절· 단양(端陽)이라고도 한다. 한해 농사의 풍년과 만수무강을 비는 뜻에서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수리취떡을 해 먹었다. 남자들은 씨름판을 벌이고 여자들은 그네를 타거나 상추 잎에 맺힌 이슬을 털어 얼굴에 바르는 등 하루를 즐겼다. 단오날의 상징이라고 할 창포는 연못가와 도랑가에서 많이 자라고 있었으나 점차 사라져간다. ‘창포보존운동’이라도 벌여야겠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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