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흔하게 분포하는 개구리는 청개구리다. 산과 들의 풀이나 나무 위에서 사는 청개구리는 오염되지 않은 무논이나 물웅덩이에 5월쯤 알을 낳는데 무논에서 들려오는 개구리 소리는 대부분 청개구리 소리다. 청개구리의 특징은 등 빛깔에 있다. 대체로 등 빛깔은 나뭇잎과 같은 초록색이지만 주변상황에 따라 누런 빛을 띠기도 하며 회색이나 갈색을 띠기도 한다.
참개구리는 그동안 청개구리와 더불어 전국의 무논이나 연못, 습지 등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었지만 현재 가장 빠르게 서식지를 잃어 가고 있다. 참개구리 암컷은 연미색에 검은 예비군복 무늬가 있으며 수컷은 황갈색 몸에 녹황색 등줄을 가지고 있다. 알은 4~5월 무논이나 연못 등에 낳는데 올챙이가 다 자라서 알을 낳기까지는 3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다. 개구리에게 3년이란 세월은 인간의 30년 만큼이나 긴 세월이다.
산개구리는 사람들의 겨울 보신용으로 가장 많이 남획되는 개구리다. 실제로 산개구리의 서식처로 알려진 오대산, 설악산, 지리산 계곡 일대와 정선의 단암골, 인제의 방태천, 울진의 왕피천, 양산의 천성산 일대는 겨울이면 개구리 밀렵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산의 계곡이나 하천의 상류에 서식하는 산개구리는 갈색 몸에 짙은 흑갈색 무늬가 불규칙하게 그려져 있으며 고막 부분의 가장자리를 검은색 무늬가 뒤덮고 있다.
개구리 울음소리는 각기 다르다. 청개구리는 “갹각 갹각”, 참개구리는 “괘액~괘액”, 산개구리는 “뽀그라락, 뽀라락”하고 운다. 청개구리 울음은 좋게 말해 경쾌하고 나쁘게 말해 방정맞다. 산개구리는 마치 ‘뽀드득’ 소리를 듣는 듯 상쾌하면서도 때로 볼멘소리처럼 들린다. 참개구리는 중저음의 분위기 있는 울음이지만 때때로 궁상맞다. 그러나 개구리 소리에 기분 나빠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자연의 소리요, 추억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엊그제 수원시의 변두리인 이의동, 하동 밤 길을 올 때 개구리들의 합창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이 지역에 수원의 새로운 행정타운이 들어서면 개구리들은 또 어디로 갈까. 그것이 벌써부터 아쉬워진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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