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일부 지역의 수해방지시설이 상당수 갖춰지지 않아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침수피해가 심히 우려된다. 더구나 올해도 기습폭우가 잦을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가 북부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현재 북부지역에서 수해에 가장 취약한 곳 중의 하나가 한탄강 유역이다.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한탄강 유원지는 지난해 8월에도 건물 9채가 물에 잠기고 이재민들이 발생하는 등 침수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주변 신천과 차탄천 등의 지류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흘러 들어 유원지 일대를 덮친 것이다.
한탄강 유역에는 이처럼 수해위험에 노출돼 있는 지역이 많다. 하지만 튼튼한 제방을 찾아보기 힘들다. 강이 지나는 구역의 70% 이상을 절벽 주상절리가 둘러싸고 있어 범람의 위험이 적고, 자칫 수려한 자연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 제방을 쌓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한탄강에 대한 치수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한탄강댐 건설사업이 수년째 표류하는 탓이기도 하다.
2000년 8월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연천군 백학면 두일리와 청산면 초성리는 아직도 수해에 무방비 상태다. 연천군이 1999년 행정자치부에 배수펌프장 설치를 위한 예산지원을 요청했으나 지난해 고작 10억원이 예산에 반영됐다. 오는 10월 배수펌프장 공사에 들어가 내년 10월쯤 완공될 예정이어서 올해는 물론 내년 장마도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두천시 안흥동 주빈들도 올 장마에 겪을지도 모르는 수해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이다. 동두천 시가지는 시내(市內)를 관통하는 신천보다 지대가 낮아 그동안 수해를 자주 입었다. 제방을 높이고 배수 펌프장도 13곳을 설치해 2000년 이후로는 비교적 대규모 침수해는 입지 않았다. 그러나 신천의 하천폭이 좁아지는 안흥동 안흥교 부근은 여전히 물난리가 예상된다. 동두천시가 안흥교를 재가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2006년에나 완공될 계획이어서 여전히 비피해가 우려된다.
북부지역의 수해는 제 때 반영되지 않는 부족한 예산과 한탄강 댐이다. 건설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해방지시설 계획을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탄강댐 건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속히 밝혀 수해를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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