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개구리와 맹꽁이

금개구리는 한국 특산종이다. 멸종 위기종이기도 한 금개구리는 태안의 신두리 사구 습지와 광명의 안터 저수지, 서울의 진관내동 습지 등에서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정도로 귀하다. 본래 무논 옆의 웅덩이나 습지에 서식하는 금개구리는 눈에서 꼬리 부분까지 양옆으로 황금색 줄이 나 있고, 눈동자 또한 금가루를 뿌린 듯 아름답다.

5~6월에 알을 낳으며, 울음소리는 ‘휘리릭 휘리릭’ 휘파람 소리를 내는 것 같다. 예전에는 농촌에서 닭 사료용으로 쓸 정도로 흔했으나 지금은 언제 멸종할 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피부로 호흡을 하는 개구리는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에 가장 민감하다. 피부로 오염물질을 빨아 들이고 나면 곧바로 몸속이 오염되고 마는 것이다. 때문에 무분별한 화학비료와 농약의 남용, 하천으로 내보내는 생활오·폐수는 직접적으로 개구리의 생태에 영향을 미친다.

계곡이나 강, 무논을 가로 지르는 도로도 개구리의 이동통로를 막고 있으며 강에 건설된 댐도 개구리의 서식처인 지천과 계곡을 망가뜨리는 노릇을 한다. 그래서 생태환경론자들은 개구리를 생태계 건강성의 척도로 꼽는다. 학자들은 너 나 없이 개구리가 멸종한다면 인류도 멸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 마디로 개구리가 살수 없는 환경은 사람도 살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개구리는 급격한 인구증가에 따른 서식처 잠식과 대기오염, 농약과 농공생활 오·폐수에 따른 수질오염, 개발로 인한 먹이사슬의 파괴 등으로 그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최근 20년 동안 우리나라 토종개구리는 그 개체수가 3분의 2나 줄어 들었으며, 일부 산개구리 종(種)과 두꺼비, 맹꽁이 등이 거의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내몰린 상태이다. 개구리는 어쩌면 현대문명의 최대 피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의 하천과 계곡, 저수지와 늪, 무논을 서식처로 삼아 힘겨운 삶을 연명해가고 있는 개구리들이 인간사회 서민들 만큼이나 불쌍하다. 그러고보니 금개구리와 맹꽁이가 우는 소리를 들어본 지가 꽤 오래 됐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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