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서울대 폐지론에 대하여...

서울대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교육개혁을 위해 여러 가능한 방안을 놓고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서울대 폐지론은 논의의 시작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다. 오로지 입시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대학의 경쟁력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서울대 폐지론은 전국의 국립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대학을 평준화하려는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대학을 평준화 한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1998년부터 2년동안 클린턴대통령시절 국무부 인권담당차관보를 지냈고, 오는 7월 예일대 법과대학원장으로 취임하는 해럴드 고(고홍주)박사는 재미교포로서 가장 영향력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100명에 선정된 사람이다.

그는 서울대 폐지론에 대하여 “지금 있는 좋은 대학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좋은 대학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다. 없애는 것은 쉽지만 새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 미국은 언제나 더 좋은 교육기관을 더 많이 설립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하면서 이어서“내가 서울대 폐지론에 반대하는 이유는 한국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는 지금 있는 좋은 대학들을 빨리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들은 소수 대학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세계적인 대학 육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우리 대학들은 그나마 낫다는 서울대도 세계대학 랭킹에서 한참 밀리고 있다. 이런 대학들을 평준화 했을 경우 ‘교육의 수월성’을 저해하며 하향평준화로 갈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대학의 연구 역량을 근간으로 하는 국가의 장래도 함께 암담해 질 것이다. 평등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대학까지도 평준화하자는 발상은 국가발전이나 국가 경쟁력을 희생하면서 기득권층에 대한 한풀이나 열등감 해소를 위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따라서 서울대 재학생이나 졸업생은 페지론의 부당성을 적극 홍보하고 대학행정당국은 엘리트를 배출하는 역할에 더욱 충실하여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사회발전에 기여하는데 눈에 띄는 실적을 거양함으로써 국민들로 부터 “서울대가 좀 더 서울대 다워졌다”고 인식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성헌.前 안성군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