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내 11개 초·중·고등학교에서 600여명의 설사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집단 발병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는 것은 매우 심상치 않은 상태다. 더구나 지난 5월 식중독 환자수가 1995년 통계를 낸 이래 월별 최다인 2천678명인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이 더하다. 게다가 6월 중 식중독으로 신고된 30건 가운데 23건은 검사가 아직 진행중이어서 이달 말 최종 집계가 나오면 5월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불안감이 연일 커지고 있다.
식약청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88건의 식중독 사고로 6천7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건 6천242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금 당국이 유의할 사항은 식중독 대부분이 학교, 휴양시설 등 단체 급식에서 발생하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경기도내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집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도민들이 걱정에 잠겼다.
학생들의 식중독은 지난 달 24일 성남 내정중학교를 시작으로 수원, 안산, 군포 등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2일에는 의왕시 관내 우성고교와 백운고교에서 집단 식중독 의사 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속출해 경기보건환경연구원이 가검물 등을 채취, 역학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우성고의 경우 지난 1일 26명의 설사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2일에도 112명이 똑같은 증상을 보여 관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식중독 발생은 당국의 의지만 확고하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월드컵축구경기가 치러졌던 2002년의 경우 식중독 환자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806명이었고 단체급식에 의한 식중독 발생 비율도 평년과 비교할 때 크게 감소한 사실이 그 실례다. 세계적인 스포츠행사를 맞아 식중독 예방에 급식업소와 당국이 함께 노력한 결과이다.
여름철에 상하기 쉬운 김밥, 햄버거, 도시락 등에 대한 수거와 검사를 강화하는 것은 식중독 예방의 상식이다. 아울러 향후 집단급식소의 시설개선은 물론 우리 나라도 위생수준을 높이도록 식품가공과정에서 국제표준인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HACCP)’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도내에 있는 다량급식처가 철저한 위생관리에 앞장서 주기를 거듭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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