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삶의 좌표를 제시해 줄 뿐 아니라 우리 이웃의 소외된 계층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학습을 하며 긍정적 자아개념이 확립돼 남과 잘 어울린다. 자원봉사는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정신에서 시작되고 봉사활동 과정에서 공동체 의식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태도와 책임감이 증진된다. ‘21세기 리더십의 기초는 자원봉사활동에서 나온다’ 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전 세계 30여 나라에서 6천500여만 고객들에게 전문화된 재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푸르덴셜 생명’이 1999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를 심사할 기회가 있었다.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는 중고생들의 모범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발굴, 시상하여 그 사례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된 뜻 깊은 행사다. 2003년 5회 대회까지 전국에서 4만5천여명의 중·고생이 참가했으며 1천여명의 개인 또는 동아리가 우수 봉사자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친선대사상으로 선정된 2명의 대상 수상자에게는 외국에서 열리는 푸르덴셜 중고생 자연봉사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특전이 부여된다. 청소년 봉사 리더들이 국제적인 청소년 자연봉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의 청소년 봉사자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6회를 맞이한 2004년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는 서울,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각 시·도에서 전체학교 4천953개 중 536개 학교가 응모했으며 응모건수는 802건이나 됐다. 개인 473건, 동아리 329건이었다.
중고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크게 이웃돕기, 환경보호, 지역사회 계몽·지도, 지역문화 발전 및 교류 등 4개 영역으로 구분된다. 증빙자료 검토 후 모든 참가팀과 인터뷰를 가진 중고생 자원봉사활동에서 이채로운 현장을 많이 발견했다.
학교 안에서 ‘야생동물 쉼터’를 운영한 여학생의 활동이 인상 깊었다. 본인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늘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았다. 생명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학교 주변의 산이나 하천에서 보금자리를 잃어 죽어가거나 상처를 입은 야생동물, 또는 버려진 애완동물을 구해와 치료해 준 뒤 완치되면 자연으로 다시 돌려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중·고생을 중심으로 부모, 형제 가족들이 함께 모여 봉사하는 동아리도 만났다. 우리 가정·마을 지킴이로 교통지도, 안전 귀가 캠페인, 지역내 산·하천 정화 활동, 주말이나 방학 때 가족끼리 조를 지어 장애시설, 독거노인들을 찾아 봉사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문화재지킴이는 관내의 문화재 보호 및 발굴에 힘써 지방자치단체가 미처 하지 못한 일과 할 일을 제시하고 있으며, 어떤 동아리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한국말은 할줄 알아도 한글을 못 쓰고 못 읽던 외국인노동자들이 편지도 한글로 쓴다고 자랑했다. 제6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 참가한 모든 학생, 동아리들의 활동이 한결같이 싱그럽고 눈물겨웠다.
봉사는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땀을 흘려야 한다. 더구나 미래세대의 주역인 중·고생들이 학업 틈틈이 시간을 내 몸소 실행하는 자원봉사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봉사는 아름답다. 싱그럽다. 따뜻하다. 지금도 자원봉사활동에 구슬땀 흘리는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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