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바탕골예술관 푸른바다 헤엄치듯 ‘쿨한 전시’

그칠줄 모르는 무더위가 심신을 괴롭히는 요즘, 복합문화공간 양평 바탕골예술관에서 시원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공예작가 14명이 선보이는 ‘고기를 잡으로 바다로 갈까요’전과 나무의 숨결이 느껴지는 ‘전통목가구’전이 그것.

특히 바다를 가지 못했다면 공예작가들이 ‘물고기’를 소재로 마련한 이색 전시에 더 눈길이 갈 것이다.

‘고기를 잡으로~’전은 나무나 섬유, 종이, 금속, 흙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했으며, 음향과 조명을 곁들여 작품 감상하는 재미를 더했다.

이들 작품은 복잡한 기교보다는 일반인들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작품 ‘나를 따르라’는 높이 30cm에서 160cm까지 점점 커지는 낚시꾼들을 일렬로 배열했다. 종이와 나뭇가지를 이용해 만든 이 작품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등장하는 장난감 병정을 연상케 한다.

전시장 바닥에는 나무로 만든 수십 마리의 물고기가 무리지어 서로 다른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설치했다. ‘내편·네편’이란 이 작품은 이분법적 사고와 다양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현대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천장에 시선을 옮기면 대나무틀에 한지를 바른 대형물고기를 만날 수 있으며,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나열된 물고기들 속에 닭, 코끼리, 기린 등을 결합시켜 물고기의 변종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밖에 ‘해마 열주(列柱)’는 동판을 이용해 차갑고 날카로운 이미지와 섬세함을 표현했으며, ‘물고기 커튼’은 파란색 천 위에 형형색색 물고리를 붙여 입체감을 부여했다.

옆 전시장에는 자연에 순응하며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전통 목가구들을 만날 수 있다.

고철의 뚫어진 모양새가 ‘숭숭’하다고 해서 붙여진 평안남도 박천의 피나무에 칠을 해 제작한 ‘숭숭이장’. 거울과 거울을 지탱하는 지지대에 서랍을 갖추고 화장도구 등을 넣을 수 있는 ‘경대’ 를 선보인다.

철제와 조립식으로 짜여진 일반 가구와 달리 목가구는 사람의 손떼가 묻을 수록 더 가치가 높으며 나뭇결이 갖는 조형미 또한 아름답다.

전시장에는 중요한 서류와 물건을 넣어 두었던 ‘문갑’이나, ‘평상’, ‘반닫이’ 등도 선보인다.

특히 ‘반닫이’는 장방형으로 짜서 물건을 넣어 두는 커다란 궤를 말하며, 앞면의 반쪽을 여닫는 가구로 귀천을 불문하고 간직했던 다목적가구다. 774-0745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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