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대학생 딸의 여름방학을 보며

대학 초년생의 여름방학은 넓은 안목을 키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현대사회는 세계화·디지털화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방향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사회는 유효기간이 짧은 전공지식보다는 체험이 풍부하고 발전성이 있는 인재를 더 원하게 된다. 대학 초년생 때부터 적성에 맞는 성장 비전을 세워 두고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의 여름방학은 고등학생 시절에 누릴 수 없었던 황금 시간이어서, 아르바이트, 여행, 봉사활동 등 다양한 실제 체험을 하거나 많은 독서를 통하여 간접 체험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러나 청년 실업난이 가중되면서 아예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취업 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도 들려 온다.

많은 계획과 함께 시작한 올해 여름방학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혹시 당초 계획이 작심삼일이 되었더라도 지난 일에 구애받지 말고 지금이라도 절반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우선 남은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해서 간접 경험을 주는 좋은 책을 많이 읽도록 하자. 나에게도 대학 초년생인 큰딸이 있다. 방학 전에는 국토순례, 커피숍 아르바이트, 토플 몇 점 목표 등을 계획하며 스스로 열을 올리더니, 용돈이 아쉬워서 하고있는 아르바이트 외에는 보름 이상 완전히 집에만 있는 소위 방콕하며 놀고있다.

다소 방임형인 나였지만 허구한 날 이런 모습을 계속 방치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보름 전에 큰딸에게 가정의 물주 자격으로서 나의 권리를 강력히 선언했다. ‘방학이 끝날 때까지 5일간마다 독후감을 제출하되 한번이라도 거르면 2학기 등록금은 없다!

아울러 물주의 실행 의지를 시험해 보는 어리석은 짓도 하지 말 것!’ 다행히 지금까지 큰딸은 물주의 의지를 시험하지 않고 몇 권째 책을 읽어 주고 있다.

다음으로 여행을 하면서 직접 현지체험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여력이 있다면 해외 배낭여행도 권하고 싶다. 다만 여행을 떠나기 전, 그곳에 대해 공부하길 바란다. 고창 선운사를 두 번째로 갈 때에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적답사기’를 한권 들고 갔었는데, 빈 머리로 갔던 처음과 달리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체험을 하였다.

우리 부부는 9일간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왔는데, 불안한 배낭여행이지만 인터넷으로 여행정보를 조사하며 준비해간 덕택에 저비용으로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기회는 미래를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내가 속한 회사는 학력과 지연 등을 타파한 사원 채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본인도 면접관으로서 수많은 지원자를 선발해야했는데 지원자의 자기 소개서 외에는 판단자료가 없기 때문에 지원자의 안목이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에 대하여 고심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 초년생의 여름방학에서부터 후일에 자기 소개서를 빼곡이 채울 수 있도록 자신만의 자랑거리를 차근차근 쌓아두기를 바란다.

/임진묵 토공경기지역본부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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