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허파로 불리는 포천 광릉숲을 관통하는 국가지원지방도(국지도) 86호선 주변 수목들이 회생하려면 첫째, 중·대형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소형차는 제한속도를 지키도록 조처해야 한다. 둘째, 한 달에 한 번 토요일에 국지도 86호선 차량통행을 금지하는 ‘광릉숲 차 없는 거리’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 문제는 광릉숲 주말개방 허용 문제와 맞물려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친환경적인 협조가 절대 필요하다. 셋째, 국지도 86호선을 100% 차 없는 거리를 만들려면 이미 1997년 마련한 ‘광릉숲 보전종합대책’의 핵심사업인 ‘광릉숲 우회도로’ 개설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사안을 단계적으로 시행치 않으면 광릉숲 관통도로 주변 수목은 생장하기 어렵다.
남양주시 능내동에서 포천시 직동리 산림생산기술연구소(구 중부임업시험장)까지의 국지도 86호선 가로변에는 수령 100년 이상인 전나무, 잣나무, 소나무 등 노거수가 예부터 장관이었다 그러나 이 국지도가 포천과 퇴계원을 잇는 지름길로 알려지면서 레미콘·유조차· 트레일러 등 대형차를 포함한 차량 통행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게 문제다.
국립수목원이 지난 6월 이 곳의 침엽수 654그루를 대상으로 ‘수목 활력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 전체 나무 중 158그루가 자동차 매연으로 이미 고사했고, 334그루는 고사할 위험에 처했다. 그 중 160그루는 향후 5~10년 이내에 말라 죽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수목의 피해가 심한 것은 이 도로를 통과하는 차량이 하루 평균 6천505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1997년 보전대책이 마련된 당시의 4천230대보다 무려 54%나 늘어났다. 이 도로를 통과하는 차량들이 매연을 뿜어내는 것은 물론 차량들이 나무에 부딪히기까지 해 더욱 생장을 위협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에서 도로변 나무 보호를 위해 최근 고사가 우려되는 100여그루에 살균·방수처리 후 인공수피를 씌우는 외과수술을 하고 있으며 차량 접촉사고 때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폐타이어로 나무 둘레를 감싸주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으나 미봉책에 불과하다.
중·대형 차량 통행 제한, 광릉숲 차 없는 거리 조성, 광릉숲 우회도로의 조속한 개설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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