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고객 갈수록 홀대하는 은행

은행들이 ‘돈 안 되는’ 서민고객을 외면하는 현상이 갈수록 극심해진다. 작년부터 이어진 경기위축 속에 시중 은행들이 적극적인 부실관리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에 주력하면서 부터다.

그러나 고객 신용도에 따라 금리 차별을 최대화하는 영업전략에 주력하면서 서민들의 금융기관 이용을 갈수록 어렵게 만드는 것은 아무리 이윤을 추구하는 은행이라 할 지라도 공익차원에서 사회적인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익을 내야 하는 은행으로서 어쩔 수 없는 경영 판단이라는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금리 상황 속에서도 경제여건이 어려운 서민들이 오히려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하는 ‘금리 역선택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너무 크다.

일례를 들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은행 대출 상품인 5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 잔액이 대부분 은행에서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점이다. 그만큼 서민들의 은행돈 이용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6월말 현재 500만원 이하 소액 신용 대출 잔액은 4조8천465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369억원)보다 1천904억원 줄었다. 국민은행의 5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은 작년 말 4조9천253억원으로 줄어든 이래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작년 6월 말 현재 8천50억원이었던 조흥은행의 5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 잔액은 작년 말 7천60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 6월 말에는 7천284억원으로 줄었다.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7~12월) 고객의 소득 등 신용도에 따라 금리 차별을 가속화하고 있어 서민들의 은행 이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미 국민은행이 지난 달 22일부터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에 대한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75% 포인트 올렸으며 조흥은행 역시 9월부터 0.5% 포인트 가산금리를 올려 적용키로 했다.

이렇게 서민고객이 계속 찬밥 대우를 받는 운영이 계속돼서는 안된다. 서민금융 지원을 오히려 예전보다 활성화 해 ‘저금리 시대의 과실’이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인 배려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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