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義人’ 이종원·이두용군 죽음에

종원아, 두용아! 고등학교 1학년의 열일곱 나이가 너무 아깝구나. 너희들 희생으로 목숨을 건진 같은 교회의 고교생 누나는 병상에서 그일을 잊지못해 이렇게 말했다더구나. ‘위급한 상황에서 나를 먼저 구하기 위해 발로 안간힘을 다해 내 등을 떠밀던 그 느낌이 생생하고, 둘이서 호흡을 맞추느라고 하나 둘 셋을 외치던 소리가 귓가에서 계속 맴돈다’고 말이다. 여름철 수련회 자리였던 만리포해수욕장의 난데없는 삼각파도는 비참히도 이토록 생사를 갈라놨구나.

엊그제 고양 명지병원에서 많은 친구들의 애도속에 있었던 영결식장은 그리하여 흐느낌으로 온통 눈물바다가 됐지만 한번 떠난 너희들의 발길을 되돌리게 할 수는 없었단다. 위급함에 처해 자신은 살아날 수 있는 길을 뿌리치고 더 위급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뛰어든 죽음을 살신성인의 의로운 죽음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우리가 정말 부끄럽구나. 남의 더 큰 위급함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던 수정처럼 티없이 맑은 눈, 그리고 깨끗한 영혼이 경외스럽기까지 한단다.

한창 사춘기 시절인 생전에 어찌 말썽 한 번을 안피웠다고 할 수 있을까마는, 극한 상황에서 감히 보통 사람은 엄두도 내지못할 의협심이 젊은 가슴에 숨겨있던 따뜻한 그 심장이 멎은 게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나.

다 키운 생때같은 자식을 졸지에 잃은 너희들 부모님은 얼마나 가슴 아프겠는가를 생각해 본다. 자식은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지만 부모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단다. 지금도 어딘가서 환히 웃는 얼굴로 “엄마!”하며 불쑥 나타날 것만 같은 부모님 심정속에 너희들은 부모님 가슴에 묻혔다.

이 두 젊은이의 의로운 죽음에 우리들은 해야할 일이 있을 것 같다. 고양시는 정부에 ‘의인’(義人) 신청을 해야하고 두 학생이 다닌 주엽공고와 무원고교에서는 명예졸업장을 추서해야 할 것이다. 또 교회에서는 추모비를 세워야 할 것으로 안다. 이런다 해서 앞길이 창창한 두 젊은이의 의로운 죽음에 어찌 만분의 일이나 보답이 될까마는 마땅히 해야할 도리라고 믿는 것이다.

두 젊은이는 청소년세대의 순백한 정신을 기성세대에 보여주면서, 그리고 또 기성세대에 일깨움을 주면서 떠났다. 삼가 고 이종원군, 고 이두용군의 명복을 빈다. 아울러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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