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섬, 제부도를 살리자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 해안이 썩어 간다. 하루에 두번씩 바닷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 현상으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30만평의 제부도는 현재 120여가구의 주택과 70여개의 음식점, 40여개의 숙박업소들이 들어서 있고, 여름철은 물론 요즘도 관광객이 몰려 연간 100여만명이 찾아오는 자연 명소다.

그러나 섬 전체에 공공하수 처리시설이 전무한 상태이며 바다로 방류되는 오·폐수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관할 지자체인 화성시는 시설관리공단을 통해 섬 입구 차량통행로에서 1인당 1천원(성인 기준)씩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입장료를 징수, 한해 10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데도 관리·감독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어 민원이 높다.

일례로 1.8㎞의 백사장이 펼쳐진 제부도 해수욕장의 경우, 백사장 곳곳에 흉물스럽게 튀어 나온 수십여개의 관(管)에서 악취가 진동하는 오·폐수가 쏟아져 나온다. 특히 해수욕장 왼쪽 도로와 맞닿은 곳의 관들은 아예 백사장 한가운데로 돌출돼 50여m 떨어진 바닷물까지 시커먼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

해수욕장 곳곳을 어지럽히고 있는 관들은 모두 인접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하수로와 연결돼 있거나 수족관에 바닷물을 대기 위해 설치된 것이다. 해수욕장 뿐만이 아니다. 둘레가 8㎞쯤 되는 섬 전체의 해안도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이 위치한 곳에서는 이같은 관들이 여기 저기서 발견되고, 관들이 돌출된 지점의 갯벌과 바다는 모두 오·폐수로 더렵혀지고 있는 중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화성시는 전혀 대책이 없는 상태다. 주택과 업소에서 개별적으로 정화조를 설치, 오·폐수를 정화한 뒤 바다로 방류하게 돼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화성시시설관리공단도 입장료 수입은 섬 전체 청소를 비롯해, 화장실, 샤워장, 급수대 등 시설 관리에 투입된다며 입장료 수입만으로는 이를 관리하기조차 어렵다는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

제부도는 수도권에 몇 남지 않은 해양 유원지 중 보존가치가 가장 높은 곳이다. 무분별한 오·폐수 방류와 행락객들의 쓰레기 무단 투기가 계속되면 ‘환상의 섬’이 ‘오염의 섬’으로 전락할 게 자명하다.

제부도 주민들의 자율적인 환경정화는 물론 오염원 방류를 막을 수 있는 화성시의 마을단위 하수처리장등 건립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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