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 개혁 가운데 전술적인 의미가 가장 큰 것은 최근 이루어진 스커드(SCUD) 미사일 전력의 위치변동이다.
인민군 66, 73, 85, 74 포병여단이 보유하고 있던 스커드 미사일 전력 중 상당수가 후방으로 이동 배치된 것이다. 여기에는 지상에 노출돼 있어 미군이 보유한 군사위성으로 판독이 가능한 수십기는 물론 지하갱도에 보관돼 있는 수백 기의 스커드 미사일 또한 이전 배치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미사일 후방 배치는 한반도 긴장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길어졌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지속적인 미사일 개량으로 노동1호 미사일의 사거리를 2천500㎞로 늘렸다. 또 대포동2호의 사거리를 4천~6천㎞로, 대포동2호 3단 추진로켓은 1만~1만2천㎞에서 1만5천㎞로 늘렸다. 정상 탄두 사용시 알래스카까지, 소형탄두 장착시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 미사일 여단의 위치 변경은 후방에서도 서울 공격을 자신할 수 있을 만큼의 유효 타격거리가 확보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스커드 미사일이 지하 갱도에 보관돼 있음을 감안하면 미사일 재배치는 북한의 군사시설 건설이 전방 뿐 아니라 후방에도 상당 부분 진척되었음을 의미한다. 또 유사시 즉각 스커드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는 관련 시설 및 장비도 이미 후방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김정일은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공식 활동의 60%를 군 관련 행사에 할애하여 왔다. 김정일 체제가 북한 내부에서 그 위치를 굳건히 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남한에선 주한미군 완전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 아직은 시기상조인 주장들이 자꾸 나온다. 북한을 얕잡아 보거나 아니면 너무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둘 다 그렇지 않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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