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촌평

제28회 아테네올림픽이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 새벽 3시 화려하게 폐막됐다. 남자 마라톤을 끝으로 올림픽 시청 때문에 잠못 이루곤 하던 밤도 이젠 끝났다. 한국선수단은 그런대로 선전했다. 아쉬움도 많고 억울함도 없지 않았으나 이제는 지난 일보다 앞으로가 더 중하다. 같은 체격 조건의 동양인으로서 일본과 중국이 수영과 육상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올림픽무대의 수영과 육상은 한국선수들에겐 거의 불모지대다. 이런데도 일본이나 중국은 수영과 육상에서 결선에 오르는 선수가 적잖았다. 수영은 다이빙이 아닌 경영에서도 그랬고 다이빙은 북측 선수들도 출전했다.

육상에서 중국의 류시앙은 남자 110m 허들결선서 경이적인 12초91의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트랙에서 동양인이 챔피언에 오르기는 올림픽사상 처음이다. 필드가 아닌 트랙 종목에서는 단거리말고도 5천m 등 중거리는 능히 도전해볼만 하다. 문제는 재목 발굴과 과학적인 지도에 달렸다.

메달 사냥이 가능한 종목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메달권이 난망한 종목개발도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처럼 가다가는 한국스포츠가 세계무대는 고사하고 동양권에서 조차 일본과 중국에 따라 붙지 못할만큼 뒤처질 공산이 높다. 이 점에서 여자수영 400m 개인혼영 결선에 올라 7위를 한 남유선은 우리에게 금메달 못지않은 평가가 가능하다. 폐막식의 한국선수단 기수로 선정된 여자양궁 2관왕 박성현의 담력은 실로 값지다. 마지막 남은 화살 한 대가 70m 떨어진 자기 주먹보다 작은 10점만점 과녁을 맞혀야 중국에 1점차로 이기는 부담스런 단체전경기 막판에서 10점과녁을 보기좋게 꿰뚫은 것은 흔들림이 없는 놀라운 그의 담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젠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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