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웬 된장?

된장 고추장은 김치와 함께 발효식품으로 전래 고유의 한국 음식문화다. 중국에 일찍이 된장 고추장이 있다는 말은 듣도 보도 못했다. 서양 음식문화는 굽는 것, 일본 음식문화는 볶는 것, 중국 음식문화는 튀기는 것이 아류를 이룰 뿐 다른 특징은 별로 없다.

그러나 한국 음식문화는 국거리, 즉 다른 나라 음식문화엔 없는 탕문화가 주류인 가운데 발효식품이 발달된 또 다른 특징을 함께 지닌다.

일본 역시 된장 간장은 있지만 한국 고유의 조선된장 조선간장과는 판이한 당류(糖類)의 일본된장 일본간장으로 품격이 다르다. 서양 음식문화에 버터 치즈도 발효식품이긴 하나 한국 음식문화의 발효식품처럼 숙성도가 높지 않다. 유기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발효라고 하며 이같은 미생물의 분해로 만들어진 식품을 발효식품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숙성도가 가장 높은 한국의 발효식품은 이래서 아이들에게는 질병, 어른들에게는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우리의 조상은 일찍이 이론과학이 무엇인 지는 잘 몰랐어도 발효식품을 식생활화 한 생활과학의 지혜를 오랜 경험으로 터득했던 것이다.

중국이 또 말썽이다.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고추장 된장의 국제식품표준규격에 대해 반대의견을 CAC(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내놨다. 자기 나라에서도 된장 고추장을 만든다면서 자국 제품과 다른 한국 된장 고추장이 국제식품규격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국제표준규격으로 인증받은 식품을 수출하려면 표준안을 따라야 하므로 표준안은 식품수출 주도권 의 핵심이 된다.

일본이 김치를 모방한 ‘기무치’란 것으로 우리의 김치가 국제식품표준규격이 되는 것을 6년동안이나 방해한 끝에 표준규격으로 확정된 것이 2001년의 일이다.

이번에는 중국이 딴 죽을 걸고 나왔으나 중국의 된장 고추장 역시 종주국인 우리의 된장 고추장을 자기네식으로 모방한 것이다. 수출전선에서 달러돈 만드는 일이라면 염치 불고하는 국제사회의 냉혹성을 바로 일·중 이웃 나라들로부터 겪고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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